4성급 호텔에 수영장은 필수 조건이 아닙니다. 하지만 5성급이라면 무조건 수영장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죠.
체크인 후 방에서 뒹굴거리다가 수영장으로 올라갑니다. 8층에 프로방스 스파 바이 록시땅이 있습니다. 스파와 피트니스가 8층에, 한 층 아래 7층이 수영장입니다. 솔직히 고민했습니다. 옆 동네, 노보텔 동대문 수영장이 20층이란 높은 곳에 설치되어 있고 또 거기서 보는 주변 뷰가 끝내준다고 해서요. 솔직히 겉으로 보기엔 동대문 JW메리어트, 애걔 싶잖아요? 그리 크지도 않고 겉으로 보기에 이태원 그랜드하얏트처럼 반짝거리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제가 1985년 작고하신 존 윌라드 메리어트 형님과의 유대감이 저를 여기로 이끌었습니다. 꿈에서 직접 뵙고 물어보니 니가 가 보면 다를거라 하시더라구요.
수영장
2개 레인 넓이에 길이는 25m입니다. 빤짝거리는 샹들리에와 대리석 벽, 그리고 커튼과 거울이 포인트입니다. 누가 그랬나요, 수영장이라기보단 고급 욕실 같다고. 확실히 해리포터 불의 잔에 나오는 반장 욕실이 생각나긴 하더라고요. 탈의실 입구에는 유아용 수영장(30cm 정도)가, 그리고 한쪽 구석다른 쪽에는 따뜻한 물이 나오는 자쿠지가 있습니다.
물이 살짝 차갑습니다. 못 들어갈 정도는 아니고 엇 차가. 싶은데 막상 들어가서 이리저리 움직이면 놀만 하네? 싶은 온도. 수영 좀 하다가 좀 힘들다 싶으면 자쿠지에서 몸 좀 녹이고 그렇게 찬따찬따를 몇 번 반복하니까 체력이 급격하게 방전되었습니다.
단점은 수영장이 그리 넓은 편은 아니에요. 일부러 사람들 많은 시간은 피하려 일찍, 3시쯤 이용했는데 그땐 괜찮았습니다만 엄마, 아이들이 슬슬 내려오는 5시 정도 되자 맘놓고 수영하기 까다롭더라고요.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라 피트니스와 스파는 문을 닫았습니다. 스파는 한 사람당 18만원 씩 한다고 했었나… 어차피 안갔을 테지만 피트니스는 이용 못하는게 아쉬웠습니다.
잠을 아주 그냥 미국까지 날려보내는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
일반 커피면 젓는 것도 귀찮고해서 마시지 않았을텐데 캡슐커피는 예외죠. 편하니까요. 전 스스로 카페인 효과를 안받는다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밤 11시쯤 되어 네스프레소 아메리카노 한 잔을 내려 마셨습니다. 그리고 조식이 시작하는 아침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내 몸아 어떻게 된 거니……
JW 메리어트 동대문의 메인 레스토랑 타볼로 24입니다. 가격대 $$$$, 꽤 비싸죠. 웨스틴 조선의 아리아, 명동 롯데호텔 라세느와 더불어 서울에서 가장 잘 나가는 뷔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팬데믹 앞에서는 그 아무리 좋은 뷔페라도 버틸 도리가 없나 봅니다. 적은 숙박객, 조식 또한 뷔페가 아니라 지정된 한 상 차림으로 제공됩니다. 주인 잃은 빈 서빙 테이블들이 애처롭네요.
식사가 나오기 전 과일음료와 차가 제공됩니다. 커피나 우유 같은 다른 음료도 요청할 수 있고요.
전 연어를 사랑합니다. 훈제, 생연어, 구운 연어 차별하지 않고 너그러이 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호텔을 갈 때마다 조식에서 연어가 빠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전에 갔었던 쉐라톤 그랜드 인천, 원래 연어가 나오는데 딱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전 하루에 걸려서 뷔페가 아닌 이런 한 상 차림 조식을 먹을 수 밖에 없었죠. 그 아쉬움을 이 연어 샐러드 네 조각으로 풀어봅니다.
맛이 그리 대단하진 않았습니다. 딱 보이는 그대로 건강해지는 맛? 그리고 양이 의외로 많고요. 한 상 차림으로 나온다고 하면 애걔, 별로 못먹겠네 하고 아쉬워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조식을 4그릇씩 이상 먹는 분이 그렇게 많진 않으시겠죠. 거기다 음료도 두 잔 이상 마셨구요. 먹고 나서 배부른 건 확실한데 전 그래도 연어랑 베이컨만 먹을 수 있는 뷔페가 좋습니다. 아, 사진 찍기는 이게 좋네요. 나중 가면 이것도 추억이겠죠? 2020년에는 말이지. 호텔에서 조식뷔페를 안했던 적도 있었단다……
체크 아웃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짧은 하루의 숙박은 조식 이후 이어진 짧은 조침과 함께 끝났습니다. 수영장도 숙박 당 한 번으로 제한되고 하니 딱히 뭔가를 하고 싶은 의욕도 안생기더라고요. 침대가 원체 푹신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