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메리어트는 세계 최대의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시그니처 브랜드입니다. 리츠칼튼, 세인트레지스, W 등이 속한 최고급 라인인 럭셔리 클래스 중 가장 근본력 넘치는 브랜드죠. 리츠 칼튼(1995), 세인트레지스(2016)는 나중에 굴러온 돌이니까요.
첫 인상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는 반포 고속터미널 JW 메리어트 서울에 이은 두번째 카테고리 6 호텔입니다. 2014년 개장한, 이제는 핫… 하진 않지만 아직 따끈따끈한 호텔이에요.
처음 동리엇을 봤을 때 느낀 점은 아… 작다. 사실 11개 층이지만 바깥에서 봤을 때 그 높이로 보이진 않습니다. 계단식 구조에 높이 대비 면적이 너무 넓어서 그런 것이겠지요. 호텔 입구는 정면이 아닌 왼쪽, 청계천을 향해 작게 나 있습니다.
위치
여러분은 동대문 하면 어떤 게 생각나시나요? 일단 랜드마크는 DDP이지만 그걸 제외하고 나면 반포, 광화문, 여의도처럼 초고급 럭셔리 호텔이 들어올 만큼 부유한 이미지는 아니죠. 실제로도 종로의 대규모 오피스와 동대문 사이를 광장시장, 방산시장, 동대문시장 등 온갖 시장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동대문이라는 서울에 보물 앞에 있는 것은 유니크합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입지는 이런 (럭셔리)호텔이 여기에…? 하는 느낌이 조금은 드는 걸 막을 수 없네요.
JW메리어트 동대문으로 체크 인
로비 역시 낮고 좁은 편입니다. 2~3층 이상 천장을 터 놓은, 그래서 2층 레스토랑 입구에서도 1층 로비를 볼 수 있는 다른 호텔 대비 약간 막힌 느낌을 받았습니다. 바깥으로 난 창도 시원하게 전경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식수들로 가려져 있거든요. 바로 앞이 도로라 이리저리 지나다니는 차를 가리고 그 너머의 커다란 흥인지문만 나무 위로 보여주는 구성입니다.
13시에 조금 빨리 체크인 했습니다. 정규 체크인 시간은 15시지만 명절 당일이라 객실이 여유로웠거든요.
부드럽게 휘어진 복도, 아늑한 조명. 새로운 객실을 만날 기대에 들뜬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줍니다.
11층이란 낮은 층수에 비해 엘리베이터는 4대로 쾌적한 이동이 가능합니다. 타볼로와 BLT 등 레스토랑 등 외부게스트를 위한 엘리베이터도 따로 분리되어 있고요.
디럭스 킹
호텔 디자인은 1971년 설립된 윌슨 어소시에이트에서 담당했습니다. 이 회사에서 디자인한 가까운 호텔은 롯데 잠실 시그니엘이 있습니다. 근처 나라에는 인터컨티넨탈 요코하마, mesm 도쿄 오토그래프 컬렉션, 르네상스 시안, 크라운플라자 상하이, 포시즌스 상하이 등이 있네요.
돌비 사운드 바가 장착된 커다란 TV, 작업할 맛이 나는 책상과 의자, 좌로 우로 다섯바퀴를 굴러도 남을 만한 광활한 침대.
5성급 호텔은 기본적으로 럭셔리함을 깔고 들어가지만 카테고리 6의 JW 메리어트 동대문은 확실히 카테고리 4의 쉐라톤, 카테고리 5의 르메르디앙이나 웨스틴과는 클래스가 다릅니다.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호텔이라 더더욱 그렇고요. 특히 간단하지만 세련된 책상과 의자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랩탑을 놓고 타자를 칠 때 손목에 느껴지는 가죽의 부드러운 질감이 일품이에요.
전망
모든 객실이 전부 흥인지문을 방에서 감상할수 있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호텔이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란 이름을 가진 이유입니다.
제 룸은 607호였는데 일반적인 도심의 건물들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죠. 흥인지문과 그 뒤쪽에 시야를 가릴만한 높은 건물이 없어서인지 층수에 비해 전망이 시원해 보입니다.
저녁 뷰를 기대하고 왔었는데 조명이 켜지는 저녁보다는 오히려 낮이 더 예뻤어요. 반사광이 심하기도 하고 저층이라 도로의 사람들이 너무 잘 보이는 게 조금 부담스럽더라고요. 야간에는 내부가 훨씬 잘 보이잖아요? 야경 잠시 구경할 때 빼곤 커튼을 치고 있었습니다.
미니바, 가운
두 종의 와인, 맥주, 위스키와 보드카가 있습니다. 프링글스와 쇠고기 육포가 있는데 육포는 조금 웃겼네요. 니가 여기서 왜 나와…..? 하는 느낌. 가격이 그리 비싸지는 않아요.
객실의 불은 물론이고 커튼까지 버튼을 통해 통제됩니다. 바깥의 두꺼운 커튼, 안쪽의 반투명한 실크 이너 커튼을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죠. 재밌어서 열번 켰다 껐다 했습니다.
사실 침대야 어느정도 이상 급이 되면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이번 숙박에서 그 아랫급의 호텔과 가장 차별화된 요소는 바로 이 가운과 슬리퍼였습니다.
단순히 부드럽고 푹신한 천을 넘어선, 럭셔리한 가운이었습니다. 특히 무광 벨벳 겉감의 감촉이 너무 좋아 백 번 만지작거렸습니다. 그리고 두껍고 묵직한 무게감. 챡~ 하고 안정되는 느낌이에요.
슬리퍼 역시 쿠션감이 좋아 집에 가져가고 싶었네요.
욕실과 어메니티
대리석과 나무가 어우러진 욕실입니다. 세면대 맞은 편에 욕조가 있고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샤워부스와 변기가 나옵니다.
욕조의 묵직한 광택과 무게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진에는 안나와있지만 세면대에 각도 조절 기능이 달린 미니 TV도 있어 반신욕을 할 때 심심하지도 않았고요.
요샌 휴대폰에 다 방수가 되어서 욕조에서 폰을 만지작거리는게 전혀 위험하지 않지만 그래도 물 묻는 손으로 휴대폰 쓰는건 뭔가 꺼려져요.
어메니티는 영국의 아로마테라피 어소시에이트 입니다. 샤워할 땐 강렬한 향이 몸을 닦고 난 뒤엔 은은하게 줄어듭니다. 좋은 향도 강하게, 지속적으로 접하게 되면 부담스러운데 그런 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