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구로 리뷰, 가격이 뒤에서 1등인 건 이유가 있다.
by tripcompany93 · Published · Updated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구로는 구디단, 구로 디지털 단지에 있습니다.구로구 구로동, 영등포구 대림동, 관악구 신림동, 동작구 신대방동이 만나는 접경지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관광호텔이 위치한 종로구, 중구, 강남과 홍대와는 지역의 결이 완전 다른 곳이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2번출구로 나오자마자 느껴지는 공기에서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꿈, 기술, 미래. 신산업의 터전.
지하철역 바로 앞에는 오래된 번화가입니다. 음주가무, 유흥. 사람의 원초적인 본능을 가감없이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디지털단지보다는 옛 구로공단의 숨결이 아직 감도는 것 같습니다. 직장인들도 많지만 의외로 어린 대학생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찾아보니 원광디지털대학교 서울캠퍼스와 숭실대 산학협력단이 있더라구요.
거기서 조금만 걸어들어가면 아까의 낡은 번화가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10~20층 사이의 지식산업센터들이 발디딜틈 없이 세워졌습니다. 여기에는 구로의 등대, 넷마블을 필두로 무려 1만개가 넘는 업체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왜 등대냐 하냐면….. 밤이 되어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해서 붙은 별명이죠. 호텔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포스팅 목차
포 포인츠 바이 쉐라톤, 구로
숙박 개요
- 패키지 : 1인 조식만 포함 / 80,000원
- 룸 타입 : 슈페리어 트윈 베드
- 위치 : 서울특별시 구로구 구로3동 디지털로32길 72 /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여행? 관광? 그런 수요 거의 없습니다. 오로지 비즈니스를 위해 모이는 곳이 구로디지털단지입니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구로는 2010년 베스트 웨스턴 프리미어라는 이름으로 개장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가 터지기 3개월 전인 2019년 9월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으로 이름을 바꿨구요. 오너인 요진건설은 그대로니 체인만 갈아탔습니다. 아무래도 메리어트가 베스트웨스턴보단 이름빨이 좋잖아요?
주변의 경쟁 호텔은 신라스테이와 롯데 시티호텔입니다. 신라스테이는 16년, 롯데 시티호테이는 14년 오픈해서 포포인츠보다 연식이 더 좋아요. 아코르의 노보텔 독산도 나름 근처라면 근천데.. 거긴 수영장도 있고 여기보다 좀 크죠.
체크 인
호텔에 딸린 상업시설은 2층의 카페&바, 테이블32 레스토랑 그리고 1층의 베이커리구요. 외부로 스타벅스와 올리브영이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그리 넓지 않아서 자리가 쉽게 꽉 차버려요.
충격적인 정보
얼마 전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명동 갔을 때 조식뷔페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조식뷔페들도 사회적거리두기 1단계로 내려온 뒤라 괜찮게 즐겼고요. 그래서 별 생각없이 여기도 괜찮겠지? 하고 그냥 왔는데…… 띠로리, 단품으로 나온다네요. 올해 3월 즈음부터 1단계든 2단계든 상관없이 계속 주욱 이요. 한식 도시락, 라면, 프렌치토스트 이렇게 3가지가 있는데 호텔 조식으로 라면 먹고 싶진 않잖아요. 쓰라린 마음을 안고 한식 도시락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래도 부대시설 정보를 리셉션 데스크에서 깔끔하게 전달해주니까 좋았네요. 호텔 방에 있는 안내서는 디자인적으로 신경을 써서 직관적으로 이해하는덴 불편하더라고요.
베이커리와 그 옆의 좌석들입니다. 계단식 좌석 너머로는 스타벅스에요. 랩탑을 놓고 작업할 만한 공간은 없습니다.
비즈니스 라운지인가요 데스크인가요. 27인치 아이맥 한대와 복합기입니다. 앱등이로서 아이맥을 비치한 건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위치가 엘리베이터 입구 바로 옆이에요. 의자가 하나 있긴 한데 뒤에서 엘리베이터로 사람들이 왔다갔다 한다면 문서 열어보거나 하기 부담스럽겠네요. 딱 필요한 인쇄나 복사만 했으면 좋겠다는 의도일까요?
엘리베이터 작고 좁은데 버튼은 신라호텔 스타일입니다. 객실층 천장은 아주 낮아요.
룸 컨디션
방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갈색 톤입니다. 30제곱미터, 약 9평이죠. 트윈 침대라 조금 좁아보이지만 킹침대였다 생각하면 꽤 넓어요. 적어도 명동보다는요. 그런데 인터넷으로 봤던 사진보다 시간의 흔적이 많이 느껴져서 흠칫 했습니다. 가구에 쓰인 목재의 패턴이나 카펫의 색과 등등요.
가운이 많이 두껍고 거칠어요. 샤워하고 난 다음 남은 물기를 제거하는덴 이거만한게 없는데 입은 상태에서 침대에 눕거나 의자에 앉기에는 조금 불편했습니다. 슬리퍼도 너무 얇았고요. 바닥이 대리석이나 타일이 아니라 부드러운 카펫이라 발이 아프진 않았지만요.
조명 스위치는 아날로그 스타일입니다. 테이블과 의자도 옛날 스타일이고요. 진짜 출장 느낌이죠? 침대도 트윈베드겠다. 방을 같이 쓰게 된 직장동료와 그 날 있었던 스트레스 받는 일 이야기하면서 맥주 한 잔이 어울리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냉장고가 들어있는 나무장이나 다른 서랍장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더라구요. 으음……
좁은 욕실
욕실은 태생적인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베스트웨스턴 시절에 이미 그렇게 지어놓은 구조를 뜯어고치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거울이나 세면대, 조명 등 개별 재질 하나하나는 나쁘지 않은데 너무 좁은 공간이 아쉽습니다. 또 수압이 너무 세서 샤워커튼을 제대로 쳤는데도 물이 튀어서 바닥이 젖더라구요. 아마 룸에서 제일 아쉬운 점을 고르라면 좁은 욕실이지 싶네요.
어메니티는 포포인츠 공용인 ACTIV입니다. 디스펜서가 아니라 좋았습니다.
TV는 아주아주 커서 침대에서 보기에 편했습니다. 2019년에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새로 구입했나봐요. 50인치 LG 스마트티비니 화질도 짱짱하구요. 객실 정보에는 넷플릭스가 적혀 있었는데 리모컨에 따로 버튼이 있진 않았어요. 전화해서 물어볼까 하다가 이 날 두산 KT 야구플레이오프 1차전이라 그냥 그거 봤습니다.
간지나게 맥북과 아이폰을 놓아봅니다. 아이패드랑 에어팟도 놓아봤는데 그건 투 머치. 의자 쿠션감이 전혀 없이 딱딱해 허리 건강에는 좋겠습니다. 콘센트가 딱 두개인데 한 개는 스탠드용이라 한번에 여러개를 충전하긴 힘들었습니다. 1층도 작업할 공간이 마땅치 않은데 룸 책상도 그리 편하진 않았습니다. 엄청 큰 티비가 딱 붙어있어서 배경음용 티비 켜놓기도 좀 그래요.
백 오피스 뷰
제 방 513호는 건물 뒤쪽을 보고 있습니다. 저층이라 오피스 빌딩이 코앞이고 아래에는 기계실입니다. 왜 이런 방향인지 룸 타입 때문인지 데스크에 물어봤습니다.
- 정면, 도로쪽을 바라보고 있는 방은 프리미엄 객실입니다. 그리고 제 방은 슈페리어고요.
- 트윈베드는 5층까지밖에 없습니다. 6층부터 꼭대기층까지 전부 킹베드 타입이구요.
트윈베드와 킹베드 간에 가격 차이는 없지만 슈페리어와 프리미엄은 2만원 정도 차이납니다. 뒤쪽 빌딩도 만만치 않게 높으니 웬만한 고층 아니면 다 이런 뷰일거에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구로의 부대시설
2층의 카페&바는 아예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관광지가 아닌 비즈니스 구역에 있는 호텔이라 코로나 상관없이 장사가 잘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여긴 디지털단지잖아요? 모든 직종을 통틀어 재택근무 및 원격 업무가 가장 자유로운 동네입니다. 회사는 돈도 아낄 겸 출장도 안보내고 화상회의로 때울거라 가정해보니 이런 휑한 분위기가 이해갑니다.
카페 안쪽의 피트니스입니다. 사이클 두개, 러닝머신 두개, 다용도 기구 하나, 플랫 벤치 하나 그리고 요가매트와 짐볼 두개 및 덤벨이 있습니다. 저녁에도 가고 다음날 아침에도 갔는데 아침에 딱 한 팀 봤습니다. IT 종사자들이라 운동과 친하지 않은 걸까요….
테이블 32 가격은 4성급 호텔 치고는 굉장히 저렴한 가격입니다. 메뉴도 캐주얼 다이닝스럽구요. 둘이서 런치로는 3~4만원, 디너로는 5~6만원 정도 나올 것 같습니다. 물론 전 야구 본다고 포장 치킨으로 때웠지만요. 조식은 여기서 나옵니다.
단품 조식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때문에 몇몇 호텔에서 이번처럼 단품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1단계에서 뷔페를 하다가 잠시 2단계에서 쉰 것, 그리고 1단계 될때부터 계속 닫았었던 뷔페는 분위기가 많이 차이 나네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구로는 그 중 후자입니다. 뷔페 코너가 정말 오랫동안 비어있었던 게 느껴져요.
25,000원 가격인 한식 도시락입니다. 주변 테이블을 슬쩍 둘러봤는데 프렌치토스트나 라면보다는 확실히 비주얼이 좋더라고요. 흰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갈색 색도 골고루 있구요. 그런데 다시 보니 ‘한식’도시락은 영 아닌 것 같습니다.
일식스러운 부분
데리야끼 연어구이와 차완무시, 후리가께는 어떻게 봐줘도 한식은 아니죠. 평가를 하자면……
- 연어 – 소스는 달콤해서 좋았지만 휠레가 아니고 뼈가 많아서 먹기 불편했음
- 차완무시 – 원래 뜨거운 계란찜보다 이런 스타일 좋아함. 취향과 부합
- 후리가께 – 맛이 없을래야 없을수가 없다. 최소한의 맛을 보장하는 반찬계의 보험같은 존재.
한식
호박나물과 미역국도 있습니다. 그냥 쏘쏘. 밥이랑 데리야끼와 잘 어울리진 않았어요. 아예 일식스타일로 가서 미역국이 아니라 미소시루가 나왔으면 어떨까, 아니면 데리야끼 연어구이를 불고기 같은걸로 바꾸거나요. 이래저래 정체성이 애매한 조식이었습니다.
인천 쉐라톤에서 먹은 한식 도시락은 불고기, 김 전부 아예 한국 스타일이었거든요. 물론 두 호텔 사이에 가격이나 등급 차이는 있지만요.
친구는 전날 편의점에서 사온 육개장 컵라면과 김밥을 먹었습니다. 약 18,000원짜리 도시락을 먹은 셈인데 그만한 퀄리티는 아닌 것 같아요. 뷔페가 아니라 단품인 걸 알았다면 조식 없는 옵션으로 예약했을 거에요. 미리 확인 안 한 제가 바보죠.
조식 먹은 시간은 약 아홉시. 러시아워의 인파는 조금 전에 지나가 길거리가 그리 분주하진 않네요. 약간 쉬다가 러닝머신을 약간 타고 체크아웃합니다.
체크 아웃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구로의 좋았던 점
- 목시 인사동과 페어필드 메리어트에 비견될 정도로 저렴한 가격
- 바로 앞에 번화가라 식사 선택지가 많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구로의 아쉬웠던 점
- 개장한지 이제 1년인데 새 호텔의 느낌은 나지 않는다.
-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지만 단품으로 나오는 조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