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의 터줏대감, JW메리어트 방콕 디럭스룸 리뷰
by tripcompany93 · Published · 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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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의 터줏대감 메리어트, JW메리어트 방콕에서
세계 최고의 호캉스 도시 중 하나인 방콕. 메리어트 인터내셔널도 이 도시에 많은 럭셔리 호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인트 레지스, W, 아테네와 쉐라톤그랜드 럭셔리 컬랙션. 또 룸피니 공원 옆에 지어지는 새로운 리츠칼튼, 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인공 JW메리어트 방콕도 있고요. 방콕의 첫 호텔로 왜 많고 많은 럭셔리 호텔 중 JW메리어트 방콕을 골랐냐. 그건 아마 근본이기 때문이겠죠. 메리어트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래도 뒤늦게 합류한 세인트레지스나 W, 또는 아예 컬렉션 브랜드인 럭셔리 컬렉션보다는 성골 브랜드에 더 관심이 가더라구요.
JW메리어트 방콕은 BTS 나나역 바로 앞에 있습니다. 다른 특급 호텔 밀집지인 칫롬, 플런칫, 아속과는 약간 거리가 있어요. 또 주변에는 방콕의 3대 유흥가로 꼽히는 나나플라자가 있고요. 하얏트 리젠시나 소피텔, 풀만, 쉐라톤 등 특급 호텔이 드글드글한 아속에서 조금 떨어져 있습니다. 나름 특이한 위치에요. 이 호텔이 세워진 24년 전에, 이 동네가 어떻게 생겼길래 여기에 JW메리어트라는 최상위 브랜드가 입점했을까요? 비슷한 급의 다른 호텔들은 전부 다른 칫롬이나 플런칫, 짜오프라야 강변같은 다른 위치에 자리잡았는데 말이에요.
숙박 개요
숙박 일자 : 2021년 4월 28일 수요일
호텔 위치 : 방콕 수쿰윗, BTS 나나역
숙박 옵션 : 디럭스 게스트룸, 조식 포함
숙박 가격 : 2860바트, 신한카드 바트화 결제로 10만원 정도.
웹사이트 : JW메리어트 방콕
로비는 조용합니다. 드나드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앞으로 기록할 다른 호텔 투숙객에도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될 것 같아서 벌써부터 슬퍼지네요. 호텔 로비로 들어가자마자 곳곳에 배치된 화분들로부터 싱그러운 향기가 느껴졌습니다.
매니저 데이빗은 친절했습니다. 데이빗 말고도 리셉션 데스크의 직원들이 참 밝아보여서 좋았어요. 지금 때가 그리 좋지 않은데도요.
요새는 로비를 몇 층 위로 올리거나, 아니면 아예 체크인을 꼭대기층에서 진행하는 호텔도 많지만 그래도 이런 클래식한 구조가 안정적입니다. 그리고 이런 2층까지 탁 트인 라운지에 앉아있으면 그냥 그 자체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요. 시야가 넓으니까. 커피를 마시는 몇몇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JW메리어트 방콕에는 두 개의 일식 레스토랑, 뷔페, 2층의 스테이크 하우스 등 다양한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제가 숙박한 4월 말에는 다행히 식당까지 닫진 않았어요. 천만다행이죠.
동남아시아의 호텔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포인트들입니다. 아주 로컬적인 조형물들. 조금 오리엔탈리즘인가? 호텔이 기본적으로 죄다 서양풍이긴 하지만 전 그래도 이렇게 포인트에서 현지 분위기가 느껴지는 프로퍼티가 좋아요. 아예 무국적인 분위기인 곳보다요.
세월의 진중함이 묻어나던 1층에 비해 객실 복도는 보다 모던하고 단정합니다.
반포 고터에 있는 JW메리어트 서울이 생각나는 복도. 전반적으로 아른아른 꽃향기가 나는데 말 그대로 아른아른이었어요.
밸런스있는 디럭스룸
JW메리어트 방콕 디럭스룸의 넓이는 33m2입니다. 강남의 디럭스룸 37m2나 옆동네, 세인트레지스 방콕의 43m2보다는 조금 작아요. 아주 작은 건 아니고 그렇게 넓지 않네 이정도? 방 구성도 JW메리어트 서울과 비슷합니다. 특히 침대 머리맡에 있는 흑백 그림벽지도요. 서울은 궁궐이 그려져 있었죠.
간단한 테이블과 소파입니다. 커튼은 이중으로 되어있는데 편하게 여닫으려면 소파 위에 올라가야 해서 그건 조금 불편했어요. 제가 전자동 커튼 뽕을 한번 맞고 나니까 도저히 일반 커튼에는 만족하기 힘드네요. 하지만 소파 자체의 푹신함이라던가, 테이블이 넓은 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객실은 쾌적하고 시원합니다. 잡 냄새도 하나도 없었고요. 무엇보다 좀 오래된 호텔인데도 전혀 그런 느낌이 나지 않았어요. 해서 찾아보니까 2019년에 리노베이션을 마쳤더라고요. 강남도 그즈음 해서 리노베이션을 끝냈죠. 나름 동기인 셈인가요? 침대도 테이블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커서 좋은 건 TV였습니다. 7~80인치는 되어보이죠? 전 항상 넷플릭스를 연결할 HDMI 케이블을 들고 다니는데 화면이 참 쨍하더라고요.
알람 시계는 끝까지 사용하는 방법을 깨우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슬슬 기계치가 되어가는 걸까요. 직원한테 물어보기도 귀찮아서 그냥 휴대폰 알람을 사용했어요.
서울의 룸서비스 가격을 보다가 태국 가격을 보니 확실히 저렴합니다. 단품의 경우 보통 300~500바트 정도. 조금 가격이 올라가는 스테이크 같은 품목은 800~1000바트 정도였습니다. 시켜먹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나중에 레스토랑 가서 먹었지만요.
단정한 화장실
화장실 역시 룸과 비슷합니다. 좁지도 넓지도 않은 사이즈. 일단 모든 요소들이 상당히 가까이 붙어 있어요. 욕조 바로 옆에 세면대, 세면대 바로 옆에 변기 그리고 맞은 편의 샤워부스까지.
또 마음에 드는 건 얇은 가운이었습니다. 샤워를 방금 마쳤을 때는 수건처럼 두꺼운 가운이 개운하긴 하지만 그건 그때고 몸이 마르고 나면 약간 거칠거칠해서 좀 별로거든요. 약간 거슬리죠. 하지만 부드럽고 하늘하늘한 얇은 JW메리어트 방콕의 가운은 쾌적 그 자체입니다. 또 색도 예뻐요.
외국 호텔에 다시 나오니까 새삼 여러가지 구조가 서양인을 고려해 짜여졌다는 걸 느끼네요. 욕조가 아주 깊습니다. 깊긴 한데 가로로는 조금 좁아요. 덩치 큰 서양 아재면 많이 좁을지도?
JW메리어트 공용 브랜드인 아로마테라피 어소시에이트. 전 이 짙은 허브 향이 호텔 어메니티 중에서 제일 좋더라고요. 몇 개월만에 다시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폐쇄된 수영장 구경하기
방은 제가 들어올때부터 21도였습니다. 강력한 냉방이 18도인데 그거보다 살짝 높긴 하지만 그래도 쌀쌀했습니다. 밖이 워낙 더워서요. 룸 내부에서 21도가 많이 낮아서 온도를 25도 정도로 올려서 지냈어요. 또 객실 카드가 미리 꽂아져 있었습니다. 커다랗진 않지만 기분좋은 배려.
지배인과 1층에서 만나 6층, 피트니스 에이리어로 올라왔습니다. 현재 운영하지 않는 기간이다보니 냉방을 중단해 후끈후끈하네요. 습식 사우나로 들어온 기분. 조금 걱정되더라고요. 이런 습기와 열기 시설에 그렇게 좋지 않을텐데 괜찮으려나.. 호텔이니까 알아서 잘 하겠죠.
참 운이 없죠. 수요일에 숙박했는데 그 주 월요일부터 방콕 시내 수영장, 피트니스들이 다 폐쇄됐으니. 이럴 줄 알았으면 일주일만 먼저 오는건데. 원래는 수영장 입장도 아예 불가능한거지만 친절한 매니저 데이빗이 직접 구경시켜줬습니다. 호텔리어로서의 프로정신이 너무 멋지더라고요.
정말 사용하고 싶었던 피트니스. 하지만 그 꿈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90년대에 지어진 건물답게 생겼어요. 참 신기해요. 그 때 당시에는 아주 세련되고 모던한 건물이었을텐데 지금 보면 지나간 시대가 진하게 느껴지죠. 지금 지어지는 세련된 빌딩들을, 20년 뒤에 봐도 제가 지금 이 JW메리어트 방콕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그대로 날까요?
라운지와 음료
라운지에서도 간단한 식사를 제공합니다. 룸서비스와 비슷한 가격대에요. 일반 커피나 차는 100~150바트 정도. 칵테일은 2~300바트부터.
차놈옌은 진리입니다. 카페 보란도 맛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달달한 밀크티를 한 모금 들이키면 저신이 번쩍 들어요. 몸에 당이 돌면서 텐션이 올라가고 뇌가 다시 활동을 시작합니다.
뜻밖의 선물
라운지에서 타이 밀크 티 한 잔을 마시고 약간 이른 시간 5시 정도에 스테이크를 썰었습니다. JW메리어트 방콕 2층에 있는 뉴욕 스테이크하우스에서요. 간단하게 안심과 프렌치 어니언 수프를 뚝딱하고 방으로 돌아갔는데 예상치 못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JW메리어트 방콕 뉴욕 스테이크 하우스 리뷰(작성중……)
어두컴컴한 방, 아까 작업하던 랩탑 옆으로 뭔가 길다란 물체 두 개가 눈에 띕니다. 가까이 가보니 와인과 잔이군요. 난 시킨 적이 없는데??? 다시 보니 멀리서는 보이지 않던 종이 두 장이 보입니다.
지배인 데이빗에게서 온 편지와 명함이었습니다. 선물로 주는 와인. 시설이 다시 오픈할 때 다시 환영할 수 있길 바란다…. 너무 고마운데 너무 슬프잖아요. 이러면 시설 오픈 하기 전에 다시 올 수 밖에 없는데……혼자 마시기에 와인 한 병은 절대 적은 양이 아닙니다. 하지만 또 못 마실 정도는 아니죠. 한잔씩 한잔씩 비워나가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한 방울이 떨어집니다.
불이 하나둘 씩 들어오는 방콕, 플런칫의 고층 빌딩들. 이 불안정한 시대가 찾아오기 전 도시의 야경은 훨씬 화려했었죠. 사진에 들어오는 고층빌딩 중 저 멀리, 5성 호텔만 아테네 럭셔리 컬렉션, 로즈우드를 비롯해 여러 개지만 불빛은 듬성듬성합니다. 예쁘지만 씁쓸한 밤이네요.
JW메리어트 방콕 조식뷔페 리뷰(작성 중)
하룻 밤은 짧습니다. 조식을 먹고 돌아오니 4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방콕에는 수많은 호텔이 있죠. 당초 계획은 가보고싶은 호텔이 원체 많으니 한 번 갔던 호텔은 다시 안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첫 호텔이자 마음에 든 JW메리어트 방콕, 여기는 꼭 다시 방문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