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맛집 음식 및 가볼만한 곳 티어리스트 ver.1
by tripcompany93 · Published · Updated
이번 포스팅은 속초 맛집과 가볼만한 곳들을 일종의 기준에 따라 분류한 티어리스트입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오브젝트들이 있고 그 분류에 맞는 여러 기관, 단체들은 자신들이 정한 기준에 따라 그것들을 분류해 등급을 매깁니다.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슐랭에서 만든 식당 등급제인 미슐랭 가이드. AAA(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 즉 전미 자동차 협회에서 매기는 호텔 등급. 외국이 아니더라도 한국에서 만드는 블루리본 서베이. 여행 관련해서는 이 정도 등급제가 가장 유명하죠.
우리는 여행을 가기 전 많은 것들에 대해 기대하곤 합니다. 또 여행 중에는 우리가 마음 속으로 생각한 모습과 실물을 비교해 점수를 내고요.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 외로 훌륭해 아주 만족한 곳도 있고, 또 유명하다고 좋다고 해서 갔는데 대 실망하는 곳도 있구요. 숙소 침대에 누워 설악산은 어땠고 바닷가는 어땠고 생각하다보니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게 이번 포스팅이에요.
포스팅 목차
B급
B급은 어떤 여행지에 갔을 때 둘러 볼만한 곳입니다. 이 장소를 위해서 한 끼, 혹은 두어시간의 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 티어리스트에는 여행지는 별로 없고 속초 맛집 음식들이 많이 포함되었습니다.
해수욕장
속초 여행지를 두 단어로 요약하면 바다와 산입니다. 당연히 해수욕장도 있죠. 고속버스터미널 옆의 속초 해수욕장, 그리고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등대 해수욕장. 물론 동해안 바닷가답게 물도 예쁘고 파도도 시원합니다. 하지만 그 퀄리티가 빼어날 정도로 훌륭하다 이건 아닙니다. 바다 자체만 보자면 고성이나 양양이 더 좋죠. 사람들은 바다가 너무 예뻐서 속초로 가는 게 아니라 가기도 편하고 설악산도 있고 시내 구경도 편한 속초로 가는거니까요. 바다는 일종의 덤이구요. 하지만 시내 접근성이 워낙 좋고 또 산책하면 예쁜 점 해서 B등급을 주었습니다.
유명 포인트
속초해수욕장 – 고속버스 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속초의 메인 해수욕장.
등대해수욕장 – 속초 북쪽 해안의 등대 옆에 있다 해서 등대해수욕장. 바로 앞에 자그만 포차거리가 있다.
물회
속초 바닷가, 그리고 어항에 접한 마을엔 해산물 가게, 물회 가게가 참 많습니다. 하지만 누가 그랬던가요. 강원도의 물회 문화는 수요에 의해 만들어졌다구요. 피서객들이 바다에 간 김에 시원한 해산물 음식을 원했기에 탄생한 게 물회입니다. 가게마다 구성은 달라요.고급스럽게 만든 비싼 물회는 문어, 전복이 들어가 한 그릇에 2만원을 넘기기도 합니다.
학사평 순두부
시내에서 미시령쪽으로 나가면 곧장 교외지역이 나옵니다. 5분만 가도 한산한 동네에요. 이 곳에는 여러 박물관과 리조트들 그리고 학사평 순두무마을이 있습니다. 일단 맛있습니다. 강원도 토속 음식 하면 생각나는 슴슴한 그런 맛을 가장 잘 살려낸 음식이에요. 부드럽고 고소한 순두부, 짭짤한 비지찌개와 각종 밑반찬들의 조화가 훌륭합니다. 가격도 1인당 9,000원으로 부담없는 편이구요. 하지만 근처 강릉이 이 음식의 원조라는 점 때문에 A급이 아닌 B급으로 내려왔습니다. 속초 음식이 아니라 강릉 음식이라는 게 포인트입니다.
유명 포인트
김영애순두부 – 학사평의 1인자 가게, 단일메뉴 9,000원. 누구나 인정하는 속초 맛집.
함흥 냉면 혹은 막국수
강원도에서 일반적으로 먹는 막국수, 그리고 625전쟁을 거치며 북한에서 전래된 냉면. 사용하는 면과 양념장 혹은 육수 스타일은 다릅니다. 하지만 둘 다 명태 회무침을 고명으로 올립니다. 고소하고 달콤하고 매콤한 맛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어울립니다. 개인적으로는 냉면보다는 막국수가 더 맛있더라구요.
유명 포인트
함흥막국수 – 강원도 막국수와 이북의 회냉면을 퓨전한 스타일. 하지만 맛만 있으면 그게 속초 맛집이다.
함흥냉면옥 – 흔히들 함흥냉면 하면 떠올리는 검은 고구마 전분 면을 사용하는 가게.
속초의 빵집들
사실 2020년 지금, 특색있는 빵집 없는 도시가 어딨을까요? 유명 관광지들, 어느정도 인구가 있는 도시면 유명한 베이커리가 다 있어요. 속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멋진 산과 물이 있는데 인스타그램로도 쉽게 유명해지고 또 식사랑 다르게 부담없이 들릴 수 있는 빵집이 없을 수 없죠. 설악산 입구나 시내, 미시령 입구 쪽에 괜찮은 카페 그리고 베이커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속초를 대표하는 ‘무슨 빵’이 아직은 없습니다. 속초 맛집까지는 오케이, 하지만 전국구 맛집까지는 아직 무리수 이런 느낌이죠.
유명 포인트
봉 브레드 – 마늘바게트와 연인의 빵이 유명한 빵집. 위치는 차가 없으면 조금 힘들다. 아마 속초에서 블로그 리뷰가 제일 많은 가게.
베이커리 가루 – 구시가지 근처에 있는 베이커리. 원준이 엉덩이빵으로 유명하다.
카페 설악산로 – 설악산 입구 하도문에 있는 카페 겸 베이커리. 하나하나 정성이 들어간 목제 인테리어와 소품이 훌륭하다. 커피를 시키면 예쁜 솔방울도 준다.
대게, 홍게
닭강정이 속초 관광수산시장의 지배자라면 대게, 홍게는 이 시장에서 줄을 가장 길게 세우는 아이템입니다. 보통 킹크랩, 대게, 홍게를 묶어서 취급하는데 가격도 킹크랩이 키로당 11만원, 대게 홍게는 각각 7~8만원, 5~6만원 정도입니다. 서울 가락시장이나 노량진과 가격이 크게 차이나지 않죠.
유명 포인트
관광수산시장 – 대게를 포장해서 숙소에서 먹고 싶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 시장을 방문했는데 줄이 길게 서 있다? 하면 그곳은 대게를 파는 곳이다.
대포항 – 속초 남쪽, 설악산 가는 길에 있는 아름다운 어항. 대게를 비롯해 온갖 수산물을 취급하는 해산물타운이 있다.
A급
A급은 훌륭한 여행의 포인트입니다. 하루의 일정 중 클라이맥스를 장식하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비슷한 것들을 다른 관광지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속초 음식 2가지, 그리고 속초 여행지 한 곳이 A등급을 받았습니다.
오징어 순대, 그리고 아바이 순대
속초 시내, 청초호와 바다 사이의 작은 섬에 아바이 마을이 있습니다. 6.25 전쟁이 터지고 남쪽으로 내려온 실향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정착한 작은 마을입니다. 이북식으로 만든 아바이 순대와 오징어 속을 채워 만든 오징어 순대가 이 실향민들이 만든 명물이에요. 순대라기보다는 전처럼 부드러운 식감이 포인트입니다. 오징어 순대의 경우 오징어가 탱글하지만 대창처럼 잡아주는 힘이 모자라 재료가 새어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진처럼 계란 옷을 입혀 지져내는 스타일이 대세에요. 오징어의 향과 쫄깃쫄깃한 식감이 동그랑땡 전 같은 속과 잘 어우러집니다. 막걸리와의 조합이 기가 막혀요. 오징어순대는 속초가 아니면 찾기 힘든 그 유니크성에 한 등급을 올려 A를 주었습니다.
유명 포인트
아바이 마을 – 설악대교와 금강대교 사이에 있는 마을. 중앙시장과는 갯배로 왕복할 수 있다. 순대 한 접시에 15,000원으로 조금 비싼 편.
아바이 순대타운 – 아바이 마을과 이름이 비슷하지만 위치가 다르다. 관광수산시장 옆에 붙어 있음. 가격은 10,000원으로 아바이 마을보다 저렴하지만 퀄리티는 비슷하다. 가성비 속초 맛집을 찾으려면 여기로 오는 게 좋다.
닭강정
속초 시내를 한바퀴 걷다 보면 사람들의 손에 박스가 하나씩 들려 있는 걸 보게 됩니다. 바로 튀겨낸 닭을 끈적끈적하고 매콤달콤한 양념에 볶아낸 닭강정입니다. 속초 구 시가지에 있는 관광수산시장은 속초 전역을 통틀어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입니다. 이 곳에 대항할 수 있는 곳은 여름의 속초 해수욕장이나 설악산 탐방센터 입구밖에 없을거에요. 그 곳의 지배자가 바로 닭강정이죠. 1인자 만석닭강정 그리고 2인자 중앙닭강정.
식은 다음에 먹어도 바삭바삭하고 맛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무기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여행객들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로 택배를 통해 엄청난 물량을 뿌리죠. 아쉬운 점은 속초 시장에서조차 전부 포장으로 나오기에 갓 볶아낸 따끈따끈한 닭강정을 가게에 앉아서 바로 먹을 수 없다는 거에요. 만석과 중앙이 아닌 다른 닭강정도 테이블이 있는 곳 찾기가 쉽진 않구요.
가격은 한 박스 18,000원입니다. 그런데 양이 꽤 많아요. 일반 치킨 가격이 너무 올라서 그런 거겠지요. 속초 맛집 음식들, 순대나 막국수나 냉면이나 서울 시내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쌉니다만 닭강정은 예외입니다. 싸고 양도 많아서 좋아요. 맛이 더 훌륭했다거나 바로 먹을 수 있는 홀이 있었다면 S급도 가능했을거에요.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 A급을 주었습니다.
유명 포인트
만석닭강정 – 서울 시내 백화점들에서 거의 사시사철 팝업 매장을 연다. 본인이 먹을 때마다 뻑뻑살이 많아서 그리 선호하지 않음.
중앙닭강정 – 2인자, 하지만 만석닭강정보다 더 본인 취향. 튀김옷의 비중이 더 높지만 그래서 밥반찬으로 잘 어울린다.
속초의 석호들, 청초호와 영랑호
한국에는 내천과 계곡 그리고 강은 많지만 호수는 그렇게 흔하지 않습니다. 댐 때문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호수를 제외하면 더더욱 그렇구요. 더군다나 도시 한복판에 맑고 커다란 호수가 두 개나 있다? 말 다 했죠. 푸른 호수와 그 너머로 펼쳐진 태백산맥, 절경 그 자체입니다. 시내 한복판에 너무 자연스럽게 있기 때문에 속초 여행지라는 인식은 모자라지만 맑은 날 그 모습을 한번 본다면 감탄을 안 할 수 없습니다.
청초호
속초 시가지 가운데에 있는 석호가 바로 청초호입니다. 정확하게는 속초 시가지가 청초호를 따라 형성된거겠네요. 청초호 북쪽은 구 시가지로 속초항, 중앙시장 등 오래된 관광지가 있습니다. 호수 서쪽과 남쪽에 일반적인 아파트와 상가, 그리고 모텔과 공원이 있습니다. 동편에는 항만시설과 수산업 관리 시설들이 있구요. 어디서 보든 청초호는 아름답지만 특히 설악대교에서 보는 풍경이 일품입니다.
영랑호
청초호 북쪽의 시가지에서 더 위로 올라가면 나오는 석호가 영랑호입니다. 온통 인공물인 청초호와 다르게 약간의 리조트와 골프장을 제외하면 조용해요. 도보 여행 동선과는 거리가 있어서 짧은 여행에서는 잘 들리는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3일 이상 여유가 있다면 2~3시간 시간을 빼서 조용하게 산책할 만합니다.
유명 포인트
설악대교 – 고속버스터미널과 구시가지 사이를 이어주는 두 다리 중 하나.
칠성조선소 – 1952년 창업한 오래된 조선소를 미니 박물관으로 오픈했다.
엑스포공원 – 청초호의 수변공원.
S급
S급은 극히 드뭅니다. 이것 하나만을 위해 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습니다. 유니크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속초 음식은 포함되지 않고 속초 여행지 2곳이 여기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영금정과 암석 해변
동해는 파도가 셉니다. 수심도 급격하게 깊어지고요. 일반적인 모래사장이 아닌 암석 해안에서는 그걸 더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속초 영금정에서는 거세게 일어나는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고 한 줌 하얀 물보라로 변해 사라집니다. 그리고 그걸 흩뿌려지는 물방울이 얼굴에 닿을 정도로 가까운 정도의 거리에서 구경할 수 있죠. 비슷한 레벨의 아름다운 암석해변은 강원도 몇몇 곳에서만 제한적으로 존재합니다. 강릉 정동심곡 바다부채로 같이요. 하지만 속초의 영금정과 외옹치는 짧은 1박2일 도시 여행 중에서도 부담없이 들릴 수 있을만큼 위치가 좋습니다. 시내 속초 여행지로서 유일한 A급입니다.
유명 포인트
영금정 – 속초 시장에서 멀지않은 암반. 원래 울산바위처럼 컸던 바위들이 속초항을 개발하며 파괴되었다고 한다.
외옹치 바다향기로 – 북한과 가까운 속초라 60년동안 군사지역으로 출입 금지지역이었다. 몇 년 전에 민간에게 개방되었다. 롯데리조트가 외옹치 언덕 위에 있음.
설악산
인제, 고성, 양양, 속초라는 네 개의 지역에 걸쳐있는 설악산. 하지만 그 중 가장 관광객이 많은 외설악은 대부분 속초 구역입니다. 한라산, 지리산에 이은 남한에서 세번째로 높으며 한반도로 따지면 제주도 한라산을 제외하고 두번째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산을 뒤덮은 나무들이 쉬지않고 옷을 갈아입으며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미시령쪽을 향해 올라가는 울산바위 코스, 토왕성폭포 전망대까지 가는 토왕성폭포 코스, 케이블카로 쉽게 가족과 같이 올라가는 권금성. 대청봉으로 가는 입구인 비선대 등 쉽고 다양한 코스가 있습니다. 물론 거기서 더 나아가 비선대 너머로 올라간다면 등산 매니아들을 만족시킬만한 험한 코스도 나오구요.
‘속초 여행 간 김에 산에 들리는 게 아니라 설악산을 간 김에 속초 여행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해도 될 정도입니다. 속초 여행지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명산이죠.
유명 포인트
울산바위 – 산이 우는 것 같은 소리가 난다 하여 이름이 붙은 바위. 거대한 화강암 꼭대기가 봉우리에 드러나 있다.
권금성 – 권씨와 김씨가 나라에 전란이 닥치자 가족들을 피신시키기 위해 하루만에 성을 쌓았다는 전설이 있다. 케이블카 성인 가격은 1인 9,000원.
토왕성폭포 – 국내 최장 폭포. 길이 320미터에 무려 3단으로 떨어지는 설악산의 절경 중 하나.
비선대 – 대청봉으로 올라가는 루트의 초입.
대청봉 – 설악산의 최고봉. 높이는 약 1708미터. 다만 속초의 설악동 탐방센터에서는 거리가 멀다. 약 7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