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캠 고프로 단점과 한계, 그럼에도 만족하는 이유
by tripcompany93 · Published · Updated
안녕하세요. 트립콤파니입니다. 액션캠 고프로, 참 유명하죠. 고프로 단점이라 검색하면 참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래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면 항상 생각하는게 바로 고프로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처음 유튜브를 시작할 때 들였던 장비가 바로 소니 액션캠 FDS-X3000R이었습니다. 엄청 기대하면서 샀죠. 이걸로 좋은 거 많이 찍을거라고. 하지만 얼마 안돼서 중고로 내놨어요. 성에 안찼거든요. 단점들이 너무나 치명적이었습니다. 그 다음 캐논 M50과 파나소닉 S5를 이어서 사용하며 모든 촬영을 미러리스 카메라로 진행했습니다.
2년 뒤 저는 다시 액션캠을 구매했습니다. 이번에는 고프로9에요. 그리고 이번에는 충분히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고요.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액션캠이 2년동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할 걸까요? 그 전의 단점을 다 극복할 정도로? 아니었습니다. 단점은 그대로였어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액션캠 혹은 고프로 단점과 그럼에도 제가 만족하면서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포스팅 목차
고프로 단점 그리고 한계
1.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조작감
첫번째 고프로 단점은 조작감입니다. DSLR, 미러리스에는 수많은 버튼들이 달려있습니다. 다이얼 두어개에 버튼 네다섯개 이상. 렌즈의 화각 역시 손으로 돌려야하고 포커스의 자동과 수동 역시 스위치로 조작합니다. 처음 카메라를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아이 뭐이렇게 복잡해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액션캠을 사용하다보면 그런 커다란 카메라에 괜히 다이얼과 버튼이 많이 달려있는게 아니라는 걸 체감하게 됩니다. 편하고 디테일해요. 다이얼을 드르륵 돌려서 조리개나 노출을 순식간에 조정하고 렌즈링을 돌려서 화각과 초점을 직관적으로 맞추고.
고프로는 그게 안됩니다. 우선 버튼은 고작 두 개, 하나는 촬영버튼이고 하나는 전원 및 모드변경 버튼입니다. 두번째 버튼은 꾹 누르면 전원 온오프, 짧게 누르면 사진, 동영상, 타임랩스 변경입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터치를 통해 조작하는데요. 같은 터치라 하더라도 스마트폰같은 기막힌 조작감이 아니에요. 잘 안맞는 옷을 입은 것 마냥 버벅입니다. 좀 과장하면 00년대 은행 ATM을 사용하는 것 같아요. 아니면 맥도날드 키오스크라거나. 물론 터치스크린말고 물리버튼도 느리긴 매한가지입니다.
플리커 현상이란 게 있어요. 실내 조명의 주파수가 촬영 프레임과 잘 안맞아서 나타나는 건데 화면이 엄청나게 깜빡입니다. 이건 셔터속도를 조절해서 해결할 수 있는데 고프로에서는 이거도 엄청 불편해요. 일반 카메라라면 다이얼 두어번 돌려서 해결될 게 여기서는 인내심을 참으며 꾹꾹꾹. 그러다가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면 네, 좀 짜증이 납니다. 솔직히 짜증이 나요. 다른 건 어떻게 커버가 됩니다만 이건 진짜 짜증나서 고프로 단점을 모두 말해보라면 저는 그 중 첫번째를 이 조작감으로 꼽겠습니다.
2. 적은 배터리 용량, 짧은 사용시간
두번째 고프로 단점은 역시 배터리겠죠? 고프로9의 정품 배터리 용량은 1,720mAh입니다. 그 배터리 시간 짧다고 소문난 아이폰SE의 버전2가 1,821mHa인 걸 생각하면 진짜 용량 적죠. 과거 1,000 언저리에서 비하면 충분히 많이 늘었지만 절대적인 숫자가 작은 건 작은 거에요. 물론 고프로 배터리 크기를 보면 자연스럽게 납득하게 되는데요. 이것 역시 경량화의 희생자겠죠. 그렇다고 전력영상 촬영이 절대 전기를 적게 잡아먹는 작업은 아닙니다. 4K는 더하고요.
배터리가 하나밖에 없는데 4K 촬영을 한다? 파타야에 놀러갔다고 가정을 하겠습니다. 오늘은 호텔에서 나와서 산호섬 꼬란으로 가는 날이에요. 거기서 오후 느지막한 시간까지 머물면서 백사장에서 놀고 스노클링도 하고 할건데요. 4K로 촬영한다면 아마 섬에 가기 전에 배터리가 바닥날 겁니다. 호텔 앞의 길거리도 좀 찍고 선착장도 좀 찍고 또 배타는거도 신기하니 찍고 하니 반의 반나절만에 그냥 다 닳아버리는 거에요. 여행가면 신기한 거 오죽 많나요. 찍을 게 한둘이 아니죠.
고프로 단점 두번째, 이 배터리 부분은 정말 필요한 부분만 촬영하는 방식으로 약간은 타협할 수 있습니다. 처음 고프로를 들고 촬영을 할 땐 욕심이 납니다. 하나도 놓치고 않은 심정이에요. 때문에 이것저것 다 찍고 싶습니다. 멋진 도로를 운전할 때 입이 떡 벌어지는 풍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담으려고 시도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비디오를 편집하다보면 그런 멋진 이동과정은 완성 비디오에서 고작 10초 미만으로만 사용되는 게 현실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편집없이 이어지는 영상은 지루해요. 미리 내가 만들고 싶은 영상의 콘티를 짜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미리 어떤 화면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걸 생각해두고 필요한 부분만 촬영하는 거에요. 지평선 10초, 정면 10초, 굴러가는 바퀴 10초, 부감 10초, 후면 10초, 측면 10초. 30분간 주욱 이어지는 운전을 다 찍을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워킹비디오나 드라이빙 비디오처럼 이동하는 과정 자체를 그대로 완성 비디오로 만들려고 한다면 어쩔 수 없고요. 배터리 많이 사야죠. 정품 가격은 약 3만원 언저리인데 만약 3~4개 사기 부담된다면 그 반 가격인 중국 알리발 호환 배터리를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실용량과 표기 용량이 다르긴 하지만 그 용량의 차이보다는 가격의 차이가 더 크니까요.
3. 어쩔수 없는 크기의 한계
고프로는 작습니다. 이건 장점을 많이 가져다줬지만 세번째 고프로 단점 역시 이 크기에서 나왔습니다.
요새 나오는 스마트폰이 1억화소다 2억화소다 하지만 제대로 각 잡고 촬영했을 때 진짜 카메라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이미지 센서의 물리적인 크기 때문인데요. 거기에 렌즈의 크기 자체도 또 한 몫 하고요. 고프로는 액션캠이지만 이런저런 측면들을 봤을 때 미러리스보다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가깝습니다. 렌즈를 교체할 수도 없고 조리개를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도 없습니다. 몇 가지 화각의 옵션이 있지만 전자적으로 조정하는 거죠. 또 그 조그만데다 이미지센서, 조리개를 박아봐야 얼마나 되겠어요. 이 말은 고프로 자체적으로 상황을 컨트롤하는 능력은 굉장히 모자라고 영상의 퀄리티는 자신이 좌우할 수 없는 외부 환경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고프로가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충분한 빛이 확보될 것. 태양이 있는 주간이나 조명이 환한 실내. 두번째는 전반적인 풍경을 담아야 할 때. 광각을 활용한 멋진 풍경 혹은 셀피로 여러 사람들을 같이 담고 싶을 경우. 네, 바로 이게 바로 고프로가 일반적으로 여행에 사용되는 이유입니다. 광량이 받쳐주는 대낮에는 액션캠의 화질에 불만이 생기지 않습니다. 꼭 4K 촬영을 하지 않아도요. 오히려 보통 카메라에 비해 쨍해보이는 색감, 그리고 특유의 광각이 여행 영상을 찍는데는 장점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반대로 조금 더 디테일한 것들을 담고 싶다면 완전 에러고요. 빛이 부족한 환경이다? 결과물은 아주 우글우글 지글지글거리게 될 겁니다. 좀 더 어두워지면 상황을 식별하는 정도만 가능한 비디오가 튀어나옵니다. 접사를 하고 싶다면? 예를 들어 음식을 찍거나 인물을 제대로 담거나. 빛이 부족한 것만큼 치명적이지 않지만 그래도 뭔가 이건 아닌데 싶을겁니다.
휴대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희생한 스펙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비디오를 찍는 사람 입장에서 언제나 아쉬운 건 아쉬운거죠. 물론 좋은 카메라를 써도 진짜 어두운데서 화면 잘 안나오는 건 어쩔수 없지만 그래도 고프로보다는 내가 조절할 수 있는게 많거든요.
단점만 쓰면 좀 억울하겠죠? 장점도 써보겠습니다.
그럼에도 만족하는 이유
1. 획기적인 무게
액션캠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고프로9의 무게는 무려 158g. 아이폰 프로11의 188g 비교해도 체감이 느껴지는 숫자이며 프로 226g에 비하면 정말 엄청난 차이입니다. 제 환경에서 고프로와 경쟁하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파나소닉 S5의 근 700g과는 비교도 안되고요.
파나소닉 S5 유저로서, 특별한 촬영 일정이 없는 날, 아침에 숙소를 나갈 때마다 고민을 하곤 합니다. 보통 별 목적없이 도시를 돌아보거나 카페에 가거나 하는데 ‘아… 카메라를 챙겨야하나 말아야하나’ 하는 고민이요. 왜? 무거우니까. 그리고 카메라를 안들고나가는 날은 항상 후회하죠. 재밌는 이벤트를 겪거나 구경하게 되거든요. 액션캠은 그럴 걱정이 없습니다. 가볍잖아요. 하루종일 들고다녀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일정이 있는 날에도 그래요 . 풀프레임 카메라 들고 하루종일 돌아다닐 생각하면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에도 한숨이 나옵니다. 하지만 고프로? 문제없음.
특히 트레킹, 하이킹을 해야하는 경우에 이 가벼운 무게라는 장점이 더욱 빛납니다. 파나소닉 S5 + 조비 고릴라포드하면 그 무게만 1.4km인데 마시지 못하는 생수 500ml짜리 2와 4/5통를 일정 시작부터 끝까지 지고다녀야 한다? 식은 땀 나오네요. 목에 걸면 목에 거는대로 목나가고, 숄더백에 넣고 다니자니 어깨빠지고 항상 손에 휴대하자니 불편하고. 근데 158g의 고프로. 비슷한 무게로 따지면 바나나 1.5개. 좀 튼튼한 삼각대 겸용 스틱 포함해도 3~400그램 미만. 껌입니다. 껌.
왜, 그런 말이 있잖아요. 카메라를 들고 나가는 게 좋은 촬영을 하기 위한 첫번째 조건이다. 때문에 DSLR 붐이 불었을때조차 많은 카메라들이 장롱에서 처박혀 나오지 못했고. 카메라를 휴대하는데 아무런 부담이 없다는 것. 이 심리적인 여유. 액션캠 고프로의 큰 장점입니다.
2. 비교할 데 없는 내구성
가벼운 무게는 곧 내구성으로도 연결이 되는데요. 만약에 가슴 높이에서 미러리스를 들고 있다가 바닥으로 떨군다? 안박살나면 다행이겠죠. 무겁잖아요. 하지만 고프로는 정말 튼튼합니다. 잔디밭이라면 사람 가슴팍 높이에서 대충 떨궈도 별 걱정이 없습니다. 사실 콘크리트에서도 몇 번 떨어트려봤는데 기스는 좀 생겼지만 멀쩡하더라고요(따라하진 마세요. 액정부분이 정통으로 부딪히면 어찌될 지 모릅니다!) 또 방수케이스가 없어도 스노클링이나 일반 수영장 정도는 무리가 없습니다. 그게 바닷물인데도요! 제 아이폰11프로가 바다수영 10분만에 사망한 걸 고려하면 정말 튼튼하죠. 험한 상황에서 막 다뤄도 되는 것. 기기의 고장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 그리고 거기서 오는 심리적인 안정감. 액션캠 고프로의 두번째 큰 장점입니다. 여행중에 신경써도 될 것이 하나 줄어드는 건 정말 커요.
3. 다양한 마운트, 상황 대처 능력
가벼운 무게와 더불어 고프로가 각광받는 이유, 바로 다양한 마운트입니다. 일반 스틱부터 삼각대, 삼각대를 겸하는 스틱, 헤드 마운트, 체스트 마운트, 차량용 마운트, 오토바이용 마운트 등 정말 온갖 종류의 마운트가 있습니다. 호환제품이 정말 많기에 가격이 부담스럽지도 않고요. 사실 여러개를 구비해놔도 쓰다보니 항상 쓰던 것만 쓰게 되긴 해요. 저같은 경우는 삼각대 겸용 스틱 및 헤드 마운트.
평면 상에 접착 형태로 붙이는 마운트는 있긴 한데 딱히 쓸 일이 없어서 아직 미사용 상태고 체스트 마운트는 헤드 마운트에 비해 각이 좀 애매해서 1회 사용 후 가방 안에 박아둔 상태. 카메라 흔들림에서는 체스트 마운트가 좋지만 주로 마운트를 쓸 때는 자전거나 오토바이 탈 때라 시야각이 답답하더라고요. 머리는 돌릴 수 있는데 운전 중에 몸통을 돌릴 수는 없으니. 어쨌든 지금 당장 사용하는 것들은 아니지만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다양한 형태의 마운트로 여러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것, 역시 고프로의 큰 장점입니다. 무거운 카메라와 일반 삼각대로는 어림도 없고 조비 고릴라포드도 다리를 구부린다고 해도 이정도까지는 아니거든요.
4. 손떨방
따로 리스트를 빼서 적어야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이것도 나름 역시 장점으로 꼽을만 합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캐논 미러리스 M50, 그리고 파나소닉 S5 역시 손떨방이 아예 없는 카메라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냥 툭툭 걸을때면 꽤나 많이 흔들려서 ‘닌자 워킹‘을 하거나 흔들림에 좀 신경을 많이 써야 볼 만한 결과물이 나오고 했어요. 고프로의 강력한 손떨방은 그런 면에서 꽤 괜찮습니다. 진짜 짐벌을 사용하는 것처럼 스무스한 건 아니지만 웬만한 진동이나 흔들림은 볼 만한 정도로 완화시켜줘요. 평범한 길거리를 걷는 것 뿐만 아니라 이게 가벼운 무게와 합쳐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탈 때에 정말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저에게는 그렇게 유용한 옵션은 아니에요. 전 한 자리에서 촬영하는 걸 선호하는 편이라. 하지만 이동하면서 영상을 찍고 싶다면 분명 유용할 겁니다.
결론
네, 저는 현재 고프로9를 과거 소니 액션캠 FDR-X3000R보다 훨씬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능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도요. 물론 배터리 시간이 개선되고 정면 디스플레이가 달리고 이런저런 편의기능이 추가됐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가적인 겁니다. 액션캠은 액션캠이에요. 달라진 건 제가 액션캠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그 땐 촬영에 대한 전반적인 걸 전부 액션캠에 의존하려 했기 때문에 단점이 훨씬 크게 다가왔고, 지금은 액션캠이 가장 어울리는 상황에만 사용하기 때문에 단점에도 불구하고 장점을 더 크게 느끼는 거죠.
안정적인 상황, 실내 혹은 야간 촬영에는 미러리스를 씁니다. 그리고 제가 주변 상황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을 때도요. 빛이 아주 충분히 확보되고 또 좀 더 활동성을 추구해야 할 땐 고프로9를 사용합니다. 또 언제 어떤 촬영을 하게 될지 모를때도 고프로. 이건 나중에 고프로가 11,12를 넘어 15버전까지 나와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능이 개선되어도 액션캠의 본질은 변하지 않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