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틴 그랜드 수쿰윗 조식 및 룸서비스 리뷰
by tripcompany93 · Published · 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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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틴 그랜드 수쿰윗 조식, 그리고 룸서비스
이번 포스팅은 웨스틴 그랜드 수쿰윗 조식과 룸서비스 2끼에 대해 다룹니다.
동남아시아 호텔 숙박 가격은 참 매력적이지만 그것 못지 않게 끌리는 게 룸서비스 가격입니다. 예전에는 호텔에 여유롭게 숙박하는 경우가 없어서 굳이 룸서비스까지 시켜먹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잖아요? 어차피 밖에 나가도 식당들 죄다 테이크 아웃만 가능한 상황. 귀찮게 나가서 뭘 사오느니 호텔에서 시켜먹는 게 훨씬 이득인 상황. 거기다가 하루 1000바트짜리 크레딧까지 주니 두 끼 룸서비스를 시켜먹기 충분합니다.
조식 역시 인룸다이닝으로 제공되었습니다. 편하다는 것 외에 다른 장점은 없지만(전 아침에 일어나서 내려가는 거 하나도 귀찮지 않아요) 그래도 호텔 조식은 조식이니까요. 기분은 낼 수 있죠.
관리의 편의성 때문에 많은 호텔의 인룸다이닝 메뉴가 QR코드로 바뀌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이런 메뉴가 보는 맛이 좋습니다.
아속 한복판의 5성급 호텔인지라 브랜드의 급 치고 가격대가 약간은 있는 편입니다. 아주는 아니고요. 하지만 1000바트 크레딧, 사실 제 돈을 내고 얻은거지만 돈이 아 다르고 어 다른거잖아요? 크레딧으로 스테이크를 제외하면 넉넉하게 메뉴 2~3개는 시킬 수 있으니 그렇게 비싸게 느껴지진 않았어요. 만약 크레딧 없이 그냥 사먹어야 했다 하면 약간 멈칫했을 거에요.
폭립
레스토랑 서빙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이 은색 뚜껑이죠.
모습을 드러낸 첫번째 메뉴 폭립. 한국에서는 거의 아웃백이나 빕스 같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만 먹었는데 태국에서는 참 보급이 잘 된 메뉴다 싶습니다. 가격은 450바트 약 15000원. 딱 적당한 가격대였어요. 봉사료 추가해서 크레딧 1000바트 중 약 절반을 여기서 사용했습니다.
달콤함보다는 새콤하고 짭짤한 맛이 더 부각됩니다. 온기가 그래도 많이 남아있어서 먹는데 느끼하거나 딱딱한 건 없었어요. 양도 꽤 많습니다. 메뉴 단품인데도 어느 정도 먹었다가 좀 쉬고 다시 먹어야 할 정도로요.
그 폭립에서 모자란 단맛은 매쉬포테이토가 채워주고요. 아주 잘 으깨져서 거의 죽같은 질감이에요. 그런데 의외로 매쉬포테이토의 짭짤함도 강했어요. 주연 폭립의 개성을 아래에서 받쳐주는 조연이 아니라 또다른 주연처럼 자기 주장이 두드러졌습니다.
그래서 약간 부담스러운 감이 있었네요. 센 고기를 먹고 밋밋한 빵이나 밥을 먹는 것처럼 감자를 먹는게 아니라, 고기를 먹고 나면 달달함이 필요해 감자를 먹는게 감자를 먹고나니 또 느끼해 새콤한 고기를 먹게 돼요.
새콤달콤한 코울슬로 역시 빼놓을 수 없죠. 김치 포지션을 담당하는데 양식 먹을땐 김치보다 더 좋아해요. 오리지널 양식이 아닌 돈까스, 오므라이스 같은 경양식 포함해서요. 고기와 감자 둘 다 너무 강렬해 코울슬로가 없었으면 끝까지 먹기 힘들었을거에요.
시원한 얼음물. 호텔은 물도 맛있어요. 편의점에서 제일 싼 물 사면 되게 안넘어가는데 비해서요.
똠얌꿍과 아이스크림
저녁에는 가격대가 저렴한 똠얌꿍과 아이스크림을 주문했습니다. 똠얌꿍은 약간 아쉬웠습니다. 호텔 태국 음식들이 그런 게 있어요. 길거리 음식보다 재료의 품질은 좋지만 자극적인 맛이 덜한 것. 특히 전 똠얌꿍을 자극적으로 강렬한 맛으로 먹어요. 아주 날뛰는 매콤함과 새콤함을 코코넛 밀크가 간신히 제어하는 그런 똠얌꿍요. 하지만 웨스틴 그랜드 수쿰윗에서는 굉장히 마일드한 국물이 찾아왔습니요. 외국인의 입맛에 맞췄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면 호텔이다보니 덜 기름지게 만들었을 수도 있고. 그래도 확실히 새우는 동네 식당보다 크고 졸깃졸깃했어요.
아이스크림은 거의 하겐다즈 급으로 맛있었습니다. 생산지를 보니 방콕 근처 사뭇쁘라칸이네요. 흩뿌려진 바닐라빈의 흔적만큼이나 향긋하고 달콤한 바닐라 아이스크림. 똠얌꿍을 먹는 사이에 조금 녹긴 했지만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충분한 후식이었습니다. 이건 110바트, 약 4000원이었어요.
방에서 먹는 조식
조식은 알라카르트(단품)을 여러가지 체크하는 식으로 주문했습니다. 전날 저녁에요. 뷔페 대신 주문서를 작성하는 거라 수량 제한은 딱히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아메리칸, 컨티넨탈, 아시안 등 묶음이 있고 거기서 취향대로 커스텀할 수 있어요.
항상 먹는 것들입니다. 토스트, 과일주스, 과일을 비롯한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웨스틴은 메리어트 전체 브랜드 중 럭셔리가 아닌 한 단계 아래 프리미엄에 속합니다. 한국에선 신세계 조선에서 운영하는지라 거의 럭셔리 급으로 음식이 잘나오는데 외국에선 확실히 프리미엄이라는 게 느껴져요. 소시지나 베이컨, 햄 먹을때 특히나요. 아무래도 원 재료에 따로 더하는 것 없이 바로 구워내는 메뉴니까. 다진 고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소시지, 특유의 향이 진득하게 느껴지는 햄이 아닌 일반 소시지와 햄이었습니다.
고이고이 모셔진 토스트. 알라카르트, 거기다 룸에서 먹을 때 가장 아쉬운 게 빵이었습니다. 갓 토스트기에서 나온 빵이랑 천천히 방으로 올라온 빵이랑 비교할 순 없으니까요. 그래도 버터가 가염이라 짭쪼름하게 발라먹었어요.
무난무난한 수박과 메론. 계란 두어개에 베이컨, 소시지에 토스트까지 먹고 나니까 과일은 잘 안들어가더라고요.
사과주스와 오렌지주스. 얼음을 따로 요청할 걸 그랬어요. 미지근한 과일주스와 차가운 과일주스는 참 청량감의 차이가 크네요.
이건 따로 시킨 요거트입니다. 왼쪽이 딸기 요거트, 오른쪽이 플레인인데 딸기가 정말 맛있었어요. 대놓고 나 딸기 들어갔다 하고 겉으로 티내는 건 아닌데 아주 달콤상콤해요.
마무리
호텔의 전반적인 가격대, 그리고 거기에 얹어준 크레딧을 생각하면 참 퀄리티에 대해 이래저래 불평하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리뷰는 리뷰니까요. 좀 맛이 자극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전 폭립이 제일 좋았어요. 똠얌꿍은 취향 차이고. 조식은 인룸다이닝의 특성 상 약간 식은 건 어쩔 수가 없죠. 소시지나 햄도 약간 평범하지만 충분히 맛있었어요. 그래도 역시 진짜 식당 가서 먹는게 가장 식사를 맛있게 하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