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00원짜리 신도림 쉐라톤 조식 그리고 수영장 리뷰
by tripcompany93 · Published · Updated
신도림 쉐라톤의 조식 뷔페와 부대시설
신도림 쉐라톤 조식과 부대시설은 일단 5성이란 베이스를 깔고 가는 관계로 별로 실망할 껀덕지가 없었습니다. 이 브랜드 자체가 메리어트 프리미엄 라인에 속하니까요. 이전 포스팅, 코너룸 리뷰에서 이어집니다.
수영장과 피트니스
28층, 피트니스 카운터가 있는 층에서 계단을 따라 한번 내려가야 실제 짐과 수영장이 나옵니다. 28층에는 위 사진같이 심플한 커뮤니티 라운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텅 비어있네요. 신도림의 5성급 호텔이란 조건이 참 애매해 보였습니다. 제가 알기론 이런 호텔의 피트니스 클럽 가입은 조건이 정말 까다롭다고 들었거든요. 부유층이 많은 강남이나 도심쪽이면 모를까 신도림은 그런 돈 많은 지역과는 거리가 좀 있잖아요? 그렇다고 이쪽으로 출장을 왔을 때 5성급 호텔에 재워줄 만한 큰 회사가 많은 것도 아니고. 그냥 빈 라운지를 보니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담하지만 세련되고 조용한 풀장
천장이 낮습니다. 넓지 않습니다. 레인도 세개뿐이고 썬베드도 적습니다. 그런데도 멋진 수영장이었습니다. 왼쪽 벽의 군청색 조명이 좋았고요. 모자이크 타일로 처리된 기둥과 난간이 제 스타일이었습니다. 천장이 탁 트이고 채광도 밝게 들어오는 풀장도 좋지만 도심 한복판의 시티 호텔에는 이것도 어울리네요.
썬베드는 좀 적습니다. 다 합쳐서 일고여덟개 정도? 수건은 한 쪽에 그냥 비치되어 있구요. 따로 상주하는 직원은 없었어요. 일정 시간마다 한 번씩 확인만 하고 가더라고요. 근데 객실이 280개 되는 호텔에서 썬베드 8개면 너무 적은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딱 수영하기 좋은 일곱시 쯤 내려갔습니다. 사람이 많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세네명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항상 그래요. 처음 들어갈 때는 시원한 물이 좋습니다. 하지만 첨벙첨벙 거리며 물장구를 몇 번 치고 나면 금세 온기를 보충하고 싶어져요. 선택지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몸을 말리며 얼큰한 육개장 한 사발을 먹는게 몸 내부를 따뜻하게 하는 첫번째 방법이고요. 두번째는 뜨끈하게 데워진 탕에 들어가는 겁니다. 외부에서 열기를 공급받는 거죠.
살짝 손을 담궈 뜨거운지 안뜨거운지 미리 확인합니다. 온도는 일반 목욕탕의 온탕과 비슷합니다. 몸을 담그자 ‘어이구 어이구 뜨시다 ‘ 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옵니다. 한국인의 종특인 거겠죠. 온기를 즐기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레인에서 놀았던 시간보다 여기 앉아있던 시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최근 여러 호텔에서 수영장 이용에 여러가지 조건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체크인 할 때 미리 물어봤죠. ‘수영장 이용 시 제약 사항이 어떻게 되나요?’ 직원은 원래 인원제한이 있지만 오늘은 체크인 한 고객이 그렇게 많지 않아 별 문제 없을거라 했습니다. 그런데 또 피트니스 층으로 내려가 카운터로 가니 지금 탈의실 사용이 안된다고 객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오라고 하더라고요.
코로나 때문에 다중이용시설을 사용하는 덴 제약이 많이 따르고 불편합니다. 고객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시설을 제공하는 호텔 입장에서는 더 번거로울 거에요. 뭔가 사건이 터지면 뒤집어 쓰는 건 결국 호텔이니까요. 그런데 제가 아예 무작정 내려간 것도 아니고 체크인할 때 수영장 관련해서 질문을 했는데 미리 안내를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체크인 할 때 주는 안내문에 적어두던가요.
샤워부스는 레인 양측으로 각각 하나씩 있습니다. 남녀공용이에요. 탈의실과 샤워부스가 분리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그걸 떠나서 지금은 객실에서 수영복을 입고 내려와야 하고요. 사진으로 보이는 것보다 꽤 넓어서 샤워를 해도 뒤쪽에 걸어둔 수건이 젖지 않았습니다.
객실에 가서 다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내려옵니다. 꽤 번거롭네요. 운동복은 28층 카운터에서 빌려줘요. 신발은 개인이 지참해야 합니다. 사실 수영장으로 가려면 여기 피트니스 짐을 통과해서 가야하는데 수영복 입고 수건 두르고 여기 지나가는 게 조금 어색하더라고요. TPO에 안맞는 느낌?
신도림 쉐라톤 피트니스의 기구, 머신들은 다 좋습니다. 어깨, 이두, 삼두, 가슴, 로잉머신, 레그프레스 등 종류별로 다 한 대씩 있구요. 다 새거에요. 러닝머신도 열 대 넘게 창가를 따라 놓여 있어요. 물론 운동 중에는 마스크를 다 착용해야 하고요.
시설의 질은 괜찮지만 벤치든 랙이든 기구든 러닝머신을 제외하면 다 딱 한가지 씩 있는 점이 약간 아쉬웠습니다. 이게 또 혼자 와서 운동하는 사람도 있지만 커플, 혹은 동료끼리 와서 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플랫 벤치의 경우 두 명이 번갈아가며 5세트씩 한다면 시간을 상당히 잡아먹죠.
외로운 남자의 골프 연습, 그리고 공허한 필라테스 룸.
조식
신도림 쉐라톤 조식은 레스토랑 피스트에서 제공됩니다. 송도 쉐라톤과 이름이 똑같죠. 거기서 2020년에 묵었을 땐 조식 뷔페가 아니라 단품으로 운영했으니 피스트에서 조식을 먹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공 시간은 오전 7:30 – 오전 10:00입니다. 가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조식: 성인 44,000원 / 어린이 22,000원
- 점심, 저녁 뷔페: 성인 95,000원 / 어린이 47,500원
예약을 할 때 일반 룸과 조식 포함한 패키지 가격이 2명 기준 3~4만원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아요. 전날 술을 진탕 퍼먹고 헬렐레 할 계획이 아니라면 미리 조식 포함으로 예약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직 훈훈한 봄바람이 불기 전이었습니다. 서울은 차가워 보였어요. 방에서 나올 땐 아직 세상이 담청색이었는데 피스트에 들어올 때, 그리고 자리에 안내받을 때 시간이 별로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빠르게 눈을 뜹니다. 아직 태양이 고개를 제대로 내밀진 않았지만 그래도 밤보다는 낮이 예쁘네요. 특히 두꺼운 유리로 둘러쳐진 호텔 안에서는요. 야외에서 맨눈으로 바로 도시를 내려다본다면 야경이 우위일 수도 있지만, 유리에 비치는 빛 때문에 이런 건물 안에서는 그 맛이 좀 떨어지죠.
그래서 바깥에 대비되는 내부의 주황색 조명들이 더 따스해 보이네요. 아침 6시 30분 되자마자 내려간거라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바퀴 돌고 수저를 잡으니 그때부터 많이 내려오더라고요. 다행히도 전 가장 먼저 입장한 사람이라서 음식과 가깝고, 또 창가 바로 옆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5성급 호텔의 조식뷔페지만 종류가 아주 다양하다거나 많진 않았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에 한식 코너 + 음료 + 베이커리 정도? 저에게는 이 신도림 쉐라톤 조식 44,000원 통짜로 내고 사먹으라면 고개를 갸우뚱했을 거에요. 그런데 패키지에 포함된 실질가격 2만원이라면 충분히 납득가는 구성이었습니다.
연어. 조식하면 빠질 수 없는 연어죠. 여러 글에서 여러번 썼지만 전 연어를 아주, 굉장히, 엄청나게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좋아하고요. 사실 생각해보면 4,5성급의 조식뷔페의 기준인 것 같기도 해요. 4성급 호텔은 어디에는 있고 어디에는 없었는데 제가 갔었던 5성급에는 다 있었거든요. 아, 한국 안에서는요. 신도림 쉐라톤 조식 연어는 그라브락스가 아닌 일반 훈제 딱 한 종류가 나오지만 그걸로 충분했어요. 그냥 먹어서 기름기와 짭쪼름함을 즐기고, 다음에는 케이퍼를 곁들여 톡 쏘는 새콤함을 즐기고.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연어입니다.
무난한 시리얼 코너인데 우유는 한 종류밖에 없습니다. 전 일반 우유만 먹어서 상관없지만요. 아무리 도전해봐도 저지방, 무지방 우유에 시리얼 말아먹는 건 적응이 안돼요. 중학교였나 고등학교였나, 200ml 저지방우유에 콘푸로스트 한 숟갈 나오는 식단이 있었는데 정말 고역이었어요. 우유향 첨가한 물에 곡물튀김이 들어가니 그 맛있던 콘푸로스트조차 풍미가 사라지는 마술. 역시 지방은 최고의 조미료에요.
몇 가지 놓여있는 과일, 및 요거트 코너. 그리고 샐러드, 생햄 코너. 글쎄요. 저도 나중에 20년 더 나이먹어서 소화기관이 좀 약해지면 조식뷔페에서 과일이나 야채 위주로 먹을 날이 올까요? 신도림 쉐라톤 조식 섹션들 중 이쪽은 아예 손도 안대서 딱히 드릴 말씀이 없네요. 전 육류파입니다.
신도림 쉐라톤 조식의 그릴 푸드 섹션입니다. 신도림 쉐라톤 조식은 이 코너가 그리 다양하진 않더라고요. 베이컨 한종류, 소시지도 한가지였나. 개별 퀄리티는 좋았지만 종류가 조금 더 많아서 선택할 수 있는 재미가 더해지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릴 섹션이 약간 빈약한 건 한식 코너가 충실하기 때문이었네요. 육개장도 있고 반찬도 메추리알, 여러가지 절임에 불고기까지. 호텔 조식에 한식 코너가 잘 차려진 건 아마 외국인 손님보다는 내국인 손님이 더 많이 찾아오기 때문이겠죠? 또 젊은 사람보다는 약간 나이대가 있는 사람들이 더 선호할거고요.
신도림 쉐라톤 조식 뷔페의 빵들. 그릴처럼 베이커리도 종류가 그렇게 다양하진 않습니다. 달콤한 디저트 빵보단 식사용 빵이 한두가지 정도 종류가 더 많고요. 그리고 따뜻하게 데워먹을 수 있는 식사용 식빵이나 모닝빵 종류가 타르트나 파이보다 더 맛있었어요.
과일 주스는 좀 꺼내먹기가 불편하더라고요. 토마토의 빨강, 오렌지의 주황,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띄는 과일주스 디스펜서가 정말 안보이더라고요. 설마 없나? 했습니다. 그런데 뒤쪽, 뚝 떨어진 아일랜드 냉장고에 들어있는 소분된 과일주스들. 거의 사과였는데 맛은 좋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넣어놓을 이유가 있었나…? 여튼, 뭔가 생각과 의도가 있으니까 이렇게 해놨겠죠. 안 물어본 게 아쉽네요.
세 그릇 정도 먹었어요. 사진은 빼먹었지만 연어와 베이컨, 소시지로 채워진 한 그릇을 더해서요. 전날 수영을 열심히 한데다 짐에서 무거운 것도 많이 들어서 아침이 참 잘 넘어갔습니다. 제 개인적인 평점을 순서대로 매겨보자면 연어 > 한식 > 그릴 > 베이커리 순서였습니다. 아, 역시 뷔페 최고 존엄이시라.
신도림 쉐라톤 조식과 피트니스 리뷰는 이렇게 끝입니다. 숙박한 지 두달을 미루다가 겨우 마무리지었네요. 누구 말마따라 방학숙제 몰아서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정말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숙박 일주일 내에 업로드할거라는 다짐을 합니다. 그게 언제까지 지켜질 진 모르겠지만 노력은 해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