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ASQ 호텔 예약 및 15일 자가격리 이용기
by tripcompany93 · Published · Updated
포스팅 목차
태국 ASQ 호텔이란
태국 ASQ 호텔 중 ASQ는 Alternative State Quarantine의 약자로 정부에서 운영하는 숙소가 아닌, 정부 지침에 따라 격리시스템을 운영하는 민간 호텔들을 뜻합니다. 전 특별 여행 비자, 태국 STV비자를 통해 입국했지만 이 비자가 아니더라도, 태국에 입국하는 사람들은 꼭 태국 ASQ 호텔에서 일정 기간 자가격리를 해야 합니다. 포스팅에서는 호텔 찾기, 예약, 호텔에서의 절차와 세부적인 객실 후기를 다룰 건데요. 그에 앞서 제가 묵었던 호텔을 간단하게 요약하겠습니다.
- 호텔 이름 : Green view hotel
- 호텔 위치 : 수완나품 공항 동쪽, 사뭇프라칸. 시내와 거리가 꽤 있음.
- 자가격리 기간 : 15박 16일(밤 11시에 도착함)
- 가격 : 35,000바트 / 한화 해외결제 수수료 포함 1,121,847원
찾아보기
태국 대사관에서 배포하는 안내문에 보면 자가격리 호텔 리스트가 있는 웹사이트가 있습니다. 그런데 좀 직관적이지가 않아요. 구글에 쳐도 태국 ASQ호텔들이 많이 나옵니다. 주로 광고비용을 많이 집행하는 도심의 좋은 호텔들이 상단에 뜹니다. 이런 쪽은 브랜드 호텔들이라 1일 15만원씩 하는 비싼 곳들이에요. 저같이 가성비를 찾는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죠. 15일 기준으로는 그나마 저렴한 홀리데이 인이 200만원, 쉐라톤 급으로 올라가면 거의 300만원까지 나왔으니… 어이구.
가성비를 찾는다면 추천하는 사이트는 두 곳입니다. 저는 처음에 첫번째 리스트 호텔에서 많이 문의를 했는데 세네군데 호텔이 전부 예약이 꽉 찼더라구요. 그래서 마음이 급해진 나머지 페이스북 태국 ASQ 호텔 그룹 페이지에서 저렴한 호텔에 문의하고 빈 방이 있자 바로 결제를 해버렸습니다.
예약하기
가격대도 마음에 들고 시설도 마음에 드는 호텔을 찾았다면 거기에 컨택을 해야겠지요. 이 태국 ASQ호텔이란게 일반적인 예약과는 다르다보니 보통 한국에서 호텔 예약하듯 클릭 한번에 끝나는 시스템은 아니에요. 예시는 제가 묵었던 Green view hotel로 들겠습니다. 태국 ASQ호텔은 넘쳐나니까 꼭 여기를 추천하는 건 아니에요.
먼저 호텔에다가 메일을 보냅니다. 직접 써야할 수도 있는데요. 거의 대부분은 어떤 양식에 맞춰 희망 날짜, 이름, 연락처 이런 걸 입력하면 그 폼대로 호텔에 자동으로 메일이 가는 문의 시스템일거에요. 호텔에서 곧 연락을 줍니다. 방이 있다거나, 아니면 해당 날짜에 불가능하다거나. 점점 태국에 입국하는 사람이 많아져 저렴한 호텔은 빨리 마감됩니다. 원하는 호텔에 방이 있다면 빨리 결제를 완료하세요.
호텔에서 답장이 올 수도 있고 그 페이지에서 따로 양식을 다운로드받을 수도 있습니다. 결제 방식은 이렇게 신용카드 결제 관련 서류를 써서 메일로 보내거나, 아니면 해외로 직접 이체하거나 인데. 아무래도 신용카드가 편하겠죠? 호텔에서 제공하는 양식에 맞춰 작성하면 됩니다. 복잡하지 않아요.
결제가 완료되면 이렇게 예약서가 메일로 날아옵니다. 일단 이건 온라인 입국신청 COE를 할 때도 써야 하고 또 공항에서 입국할 때도 확인해요. 혹시 모르니 두 부 출력하세요. 이걸 받았다면 예약은 끝입니다.
호텔 일정
비자 발급이나 태국 입국에 대한 자세한 절차는 3월 31일자 태국 STV비자 입국 가이드 포스팅을 참조해주세요. 태국 ASQ 호텔 운영 시스템에 따라, 내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기사가 픽업하러 옵니다. 방역복을 확실하게 입은 기사가요.
제가 숙박한 그린뷰 호텔에서 제공하는 ASQ 운영 계획입니다. 다만 전 3월 31일에 입국해 자가격리를 총 15일 하게 되었구요. 4월 1일부터는 이게 10일로 줄었다고 해요. 하지만 이 코로나 감염 상황이란게 워낙 유동적이라 일시적으로 해외 감염자가 많이 증가한다면 다시 늘어날 수도 있겠죠. 그래도 전반적인 틀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네요. 먼저 5일차, 그리고 12일차 총 두 번 코로나 테스트를 합니다. 거기서 음성이 나오면 7일와 13일에 로비에서 간단한 산책을 할 시간이 주어집니다. 45분요.
코로나 테스트
테스트는 간단합니다. 한국과 똑같이 면봉을 코 한번, 입 한번 쑤시는데요. 근데 한국 병원에서 받은 것보다 덜 아프더라고요. 역시 마사지의 나라 태국인가? 전화는 좀 급하게 왔습니다. 아침 9시 30분쯤에 와서 바로 나오라 하더라구요. 전 그 시간에 일어나 있어서 지장은 없었는데 올빼미인 분들은 미리 호텔에다가 검사는 몇시냐고 확인하시는 게 좋겠네요.
오른쪽이 호텔 식단입니다. 첫날은 따로 선택할 수 없었구요. 둘째날부터는 매 끼니마다 제공되는 몇 가지 메뉴 중 하나를 고를수 있습니다. 전날 저녁에 데스크로 전화를 걸어 아침에 메뉴 1번, 점심에 메뉴 5번, 저녁에는 12번 이런 식으로 말했어요. 급하게 배운 태국어가 잘 통했고 아주 뿌듯했습니다. 왼쪽은 제공되는 메뉴들의 대략적인 사진이에요. 잘 알아보긴 힘들지만 대략 비슷하게는 나옵니다.
대표적인 메뉴
- 아메리칸, 컨티넨탈 브랙퍼스트
- 마사만, 레드, 그린 등 각종 커리
- 닭고기나 돼지고기 구이, 튀김에 밥
- 죽 종류들(태국어로 쪽, Congee)
- 각종 면 종류
세부 이용기
그린뷰, 태국 ASQ 호텔 객실에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많은 물입니다. 냉장고에도 이만큼 꽉 차 있어요. 웰컴 세트 안에 컵라면 두개랑 과자도 있고요. 방은 꽤 넓습니다.
이게 거울 앞에 놓여서 두 배는 더 풍성해보여요. 실제로는 견과류 하나, 빵 두개, 컵라면 두개, 그리고 레이스 감자칩 하나입니다. 전부 사이즈가 미니 사이즈에요. 그런데 뭘 먹어도 이건 맛있지가 않더라고요. 심지어는 컵라면조차……
침대가 두 개 입니다. 음… 그래요. 한 개 있는거보다 잠을 청할 때 좀 휑한 기분이 듭니다.
화장실 시설은 잘 되어 있습니다. 드라이어 꽂을 수 있는 콘센트도 확실하게 커버가 씌워져 있고 온수가 항상 잘 나옵니다. 방에 에어컨이 틀어져있을 땐 냉수 샤워를 하면 좀 춥더라고요. 밤에 자고 일어났을 땐 약간 쌀쌀해 따뜻한 온수로, 방에 태양열이 많이 들어온 오후에는 시원하게 냉수로 씻으니 그게 천국입니다.
세면대는 일반 숙박업소와 같지만 자가격리자를 위한 주방세제와 수세미가 좌측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참 재밌어요. 진짜 업소용 스테인리스 싱크대에서는 세수를 하든 설거지를 하든 별 생각이 안들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너무나 가정용으로 생긴 세면대에서 식기를 씻으니까 죄 짓는 기분이었어요.또 호텔에는 면도기가 없었습니다. 바로 호텔 온다고 일부러 안들고왔는데 그 덕분에 며칠만에 거지꼴이 되었네요.
3315호, 3층의 뷰입니다. 가운데 정원이 아주 낭만적이에요. 수영장도 있는데 그건 그림의 떡. 커튼을 양쪽 다 걷고 잤면 아침에 햇빛이 부드럽게 방으로 넘어옵니다. 기가 막히게도 또 창문과 정원이 남향이에요. 동향이었으면 정말 눈부시고 더워서 커튼을 칠 수 밖에 없었을텐데. 역시 남향의 위엄이네요. 물론 여긴 저위도라 한국만큼 그 효과가 극적이진 않을테지만요.
아침은 6시 30분, 점심은 11시 30분, 저녁은 4시 30분~5시 정도에 나옵니다. 식사 시간이 아주 빨리 책정했어요. 처음에는 이게 평소 제가 먹던 시간보다 세시간 씩은 빨라서 걱정했습니다. ‘아 밥 안 식을까?’ 그런데 자가격리 하다보니 해 뜨면 눈 뜨고 해.지면 눈꺼풀도 지는 생활 패턴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틀만에 호텔 스케줄에 따라 생활패턴이 변했습니다. 이렇게 있으니까 실시간으로 몸이 너 건강해져간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보통 메인 반찬인 고기류에 비해 밥 양이 항상 많아요. 아무리 찰기가 적은 태국 쌀이라 해도 비율이 좀 과합니다. 그 때를 위한 것이 저 남쁠라(피시소스). 동아시아가 간장의 지역이라면 동남아시아는 어장의 지역이죠. 제 서울 집에도 피시소스가 있는데 그땐 피시소스가 밥과 어울린다는 생각을 별로 안했어요. 그런데 이 태국의 쌀밥에 태국 피시소스를 비벼먹으니까 정말 조합이 환상적이네요. 거의 간장참기름밥 수준? 별로 음식 생각 없을 때 딱 이렇게만 먹어도 충분하겠습니다.
밥은 맛있어요. 밥도 맛있고 면도 맛있고 스테이크도 맛있고. 근데 빵은 전반적으로 촉촉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였으면 사과주스나 오렌지주스가 나왔을거에요. 하지만 열대 아열대국가 태국. 과일주스도 트로피컬합니다. 패션 프루트, 리치 세네가지 열대 과일 주스를 이틀에 한번씩 줍니다. 이거 말고도 부식이 여러가지가 있어요. 쿠키도 주고요. 우유도 줍니다.
후기
현재 자가격리 8일차입니다. 나가려면 아직 일주일이 남았네요. 태국 ASQ 호텔에서의 하루는 빠르고도 느립니다. 아침 6시에 눈을 뜨니 꽤 많은 걸 해도 아직 아침 10시고 그래요. 원래는 9시 10시에 일어났었는데요. 생활은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제가 원체 집돌이니까요. 카페 못가는 거 빼고 서울 생활과 비슷하네요. 방콕 시내야 공기가 나쁘다지만 여긴 공항보다 더 외곽에 있는 호텔이라 창문 열고 있으면 풀내음과 물내음이 살그시 풍기는 게 참 편안합니다. 하지만 호텔 객실이 편하다 해도 빨리 방콕으로 들어가 진짜 삶을 되찾고 싶은 열망은 없어지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