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음주단속과 과속카메라는 전국 최고
부산에서 운전 면허를 따고 부산에서 운전을 시작했다. 몇 년 지나 일 때문에 전국을 돌아다닐 무렵 대전 숙소에 들어와서 문득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네비게이션이 다른 지역 오면 과속 경고를 잘 안하네.
그러고 보니까 음주 단속도 거의 못 본 것 같아.
서울, 대전, 광주, 청주, 울산, 대구, 하남, 고양…… 어느 도시를 가봐도 부산만큼 과속 카메라가 많고 음주 단속을 자주 하는 곳을 못봤다. 부산에서 이른 밤에 운전하면 웬만하면 기계에 날숨을 불게 되는데 서울에 2년 째 정착한 지금은 시내에서 음주 단속을 겪어본 적이 한번도 없다.
2016년 전체 음주 단속 적발 횟수는 22만6천건인데 당 해 부산에서의 적발 횟수는 1만6천 건이었다. 7퍼센트. 부산 인구가 한국 전체의 약 7%를 차지하고 있는데 뭐 비슷하다. 정말 음주 단속이 다른 지역보다 잦다면 실제로는 부산 사람들의 음주운전 빈도가 다른 대도시 대비 낮을 수도 있다. 단속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구 퍼센트와 결과가 비슷하니까.
과속 카메라도 비슷한 게 부산은 시내 구간도 카메라가 빈틈 없이 깔려 있다. 센텀시티에서 해운대 가는 일반 도로에도, 도시 중간을 가로지르는 도시 고속도로 번영로에도, 뭐 그 외 기타 등등 자잘한 도로들에도. 갯수도 한 두개가 아니라 네비게이션이 쉴 틈이 없다. 전방 500미터 앞 시속 어쩌구 저쩌구, 전방 200미터 어쩌구 저쩌구. 이거 한개 끝나면 좀 조용할까 싶은데 다시 카메라 나오고 이하 반복. 그래서 익숙해진 길이라 카메라 위치를 외우게 되면 아예 네비게이션을 꺼버리곤 했다. 김포에 사는 지인이 부산에 놀러온 적이 있는데 정말 불평을 많이 하더라. 카메라 너무 많은거 아니냐고.
과속 카메라는 언제 지나가든 에이 귀찮아~ 정도지만 음주운전 단속하는 장소를 지나갈 때면 ‘훗’ 하는 그런 심리가 있다. 괜히 누구 단속된 사람 없나 슬쩍 둘러보기도 하고. 서울에도 단속을 좀 더 자주 했으면 좋겠는데 인력이 모자란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