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사와 설악산 울산바위 당일치기. 속초 뚜벅이 여행 2일
by tripcompany93 · Published · Updated
첫째날, 속초 시내에 반하다. 3일간의 속초 뚜벅이 여행에서 이어집니다.
포스팅 목차
낙산사와 설악산 울산바위 당일치기
게스트하우스 창문으로 스며드는 옅은 빛줄기에 자연스레 눈을 뜹니다. 오늘 일정은 낙산사와 설악산 당일치기. 등산 때문에 하루를 일찍 시작해야 하기에 몸이 저 혼자 기상 준비를 했나 봅니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밖에 나오니 태양이 모습을 완전히 드러냈습니다. 건너편에 항구도 있고 배고 있고 해서 수평선과 일출이 깔끔하게 보이진 않지만 이것 나름대로 운치있네요.
실패한 아침
금강대교 아래, 갯배 선착장 근처입니다. 토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한산하네요. 평일 아침 일찍은 와본적이 없지만 원래 어업은 이른 새벽에 나가는 것 아니던가요? 다시 속초에 왔을 땐 평일에 여기를 둘러보고 싶네요. 다른 항구도 괜찮구요.
아침 일찍 일어나 제일 먼저 떠올린 메뉴는 생선구이. 서울에서야 후순위지만 바다 내음이 풍기는 곳에서는 생선구이가 당연히 1타입니다. 그런데 여기, 문을 제대로 연 곳이 없네요.
아쉬움을 꾹꾹 누르고 낙산사로 가는 9번 버스에 올라탑니다.
‘그래, 거기 가서 절 구경하고 나면 시간도 열시 쯤 될테니 밥집들도 문을 열겠지.’
바에서 고개를 빼끔 내밀며 떠오른 태양은 이미 구름 커튼 뒤로 숨어버렸습니다. 날씨가 많이 흐리네요. 어제가 운이 좋았나 봅니다. 휴대폰을 열어 날씨 확인을 합니다. 다행히도 비는 오지 않습니다.
낙산사
낙산사 정문 주차장 역시 한산합니다. 금요일에 속초로 건너온 여행객이 그렇게 많지 않나봐요.
낙산사는 신라 문무왕 시절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고려, 조선시대를 거치며 불타고 무너지고, 다시 재건되기를 반복했죠. 2005년 양양 산불때는 동종을 비롯한 낙산사, 아니 낙산 전체가 소실되었다가 2011년 다시 복구를 완료했습니다. 현재 모습은 낙산사가 가장 융성했던 조선시대 양식입니다.
낙산사의 정문인 홍예문. 보통 사찰같지는 않죠. 근사한 산성 같은 느낌도 있네요.
진짜 모든 게 다 불타버렸던 2005년에 비하면 2020년의 모습은 참 격세지감입니다.
고열에 의해 금속 재질인 종마저 녹아버렸지만 석탑은 그래도 최소한의 모양은 지켰습니다. 조선시대 전기에 만들어진 화강암 석탑치고는 심각하게 파손된 부분이 많지만요. 이 낙산사 7층석탑은 6.25 전쟁을 거치며 많이 부숴졌다고 합니다. 기단에는 원래 연꽃 무늬가 장식되어 있었다는데 지금은 그 흔적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낙산사의 시작이었던 원통보전 우측에 작게 오솔길이 뚫려 있습니다. 랜드마크가 된 해수관음상으로 통하는 길입니다.
해수관음상이야 낙산사에만 있는 건 아니고 여기저기 은근 있지만 지금 가장 생각나는 곳은 베트남 다낭의 영흥사입니다. 미케비치를 한 눈에 내려다보는 거대한 불상. 아, 좋았던 시절이죠. 2019년 12월. 당장 한 달 뒤에 혹독한 판데믹이 닥쳐올 줄 그 누가 알았겠습니까.
관음상에서 내려오면 보타전이 나옵니다. 그래도 조선시대 모습에 가깝게 복원한 원통보전과 다르게 아예 새로운 건물입니다.
원통보전에 있는 칠층 석탑과 똑같이 생긴 탑입니다. 그 모양을 본따 새로 만들어졌어요. 기단에서 원본의 연꽃 무니가 어땠는 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못에은 포크레인이 들어와 공사하는 중입니다. 정비할 거면 지금이 좋은 시기죠.
양양 팔경 중 하나를 차지하는 의상대. 예전에는 의상대사가 수행했던 암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정자 자체는 1925년 일제강점기에 세워졌습니다.
멀리 홍련암이 보입니다. 절벽에 세워진 건물 코 앞에서 파도가 부서집니다. 하얀 이빨을 날카롭게 들이밀면서요.
의상대에서 이어진 후문으로 나오면 바로 앞에 낙산비치호텔이 있습니다. 한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이 인수해 운영중인 호텔입니다. 그 과정에서 이것저것 말이 많았다고 하더라구요. 낙산사와는 어떤 관계일까요.
3성급 시설을 가지고 있는데 정식 호텔업 등급결정사업에서 별을 받진 않았습니다. 낙산해수욕장을 내려다보는 오션뷰 객실과 해수 사우나를 무기로 삼고 있어요.
구름 사이사이로 빛줄기가 하나둘 씩 내려꽂힙니다. 이런 모습을 틴들현상이라 합니다. 우리 눈은 광자 자체를 볼 순 없습니다. 하지만 허공의 수증기와 미립자들에 빛이 산란되는 과정은 관측할 수 있죠.
아…. 꿀맛. 햇볕이 아직 들지 않는데다 바닷바람까지 잔뜩 맞아 으슬으슬해진 몸을 육개장으로 녹였습니다. 사실 밥을 먹고 싶었는데 여기도 마땅한 식당이 없더라구요. 겨우겨우 찾은 부대식당, 특별한 메뉴도 아닌 제육볶음은 기본 2인분. 실망, 또 실망. 하지만 육개장의 맛은 NO 실망.
대포항
똑같은 9번 버스를 반대방향에서 타 도착한 곳은 대포항. 강원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어항 중 하나입니다. 원형으로 조성된 항만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마르세유? 니스? 부럽지 않아요. 우리나라엔 대포항이 있습니다.
2020년 현재 속초에서 유일한 외국 브랜드 호텔, 라마다입니다. 2016년 개관한 아직 어린 호텔이기도 합니다. 나중에 들릴 롯데리조트와 비슷한 시기에 생겼어요. 나중에 이 근처에는 반얀트리 카시아도 들어옵니다.
수산시장이나 횟집, 대게 가게들은 꼭 여기가 아니더라도 다른 어항에도 많습니다. 동명항, 장사항…. 대포항이 다른 곳들과 차별화되는 포인트에는 아름다운 형태도 있지만 새우튀김도 포함됩니다. 대포항으로 들어오는 입구 왼쪽에는 원조 튀김골목이있 습니다.
튀김골목의 메뉴와 가격은 모두 동일합니다. 물어보니 재료는 모두 같은 곳에서 납품을 한다고 해요. 맛은…. 실망. 위 사진의 양이 5천원 치입니다. 순살 홍게 다리 하나, 새우 두 개, 방게 몇 개. 홍게는 그럭저럭 먹을만 했는데 나머지 튀김들은 너무 비리고 딱딱했어요. 튀김옷 소금간도 너무 세구요. 차라리 안 먹을걸.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죠? 한 가지 걱정스러운 건 대포항은 시내와 거리가 좀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멋진 어항에 저녁에 온다면 돌아갈 때 운전은 어떻게 하나 몰라요. 한 사람은 술을 먹지 않고 회만 먹어야 할텐데. 시골이라고, 단속을 안한고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결론은 대포항에서 술 먹을거면 주변 호텔을 잡는 게 좋겠습니다.
대포항과 설악산 사이에는 라마다 말고도 다른 관광호텔들이 몇 개 있습니다. 물론 전부 기막힌 오션뷰구요.
설악산
설악산 국립공원의 입구입니다. 울산바위로 가는 것 걸음. 하지만 산줄기가 멀리 보이듯 실제 탐방지원센터까지는 10km를 더 가야 합니다. 경사가 완만하게 이어지니 걸어가기에는 무리에요. 시간이 철철 남아돌지 않는 이상에는요. 여기서 바로 버스를 탈 수도 있지만 저는 조금만 더 걸어가기로 합니다. 가고 싶었던 카페가 있거든요.
하도문에 위치한 카페 설악산로입니다. 가게 인테리어나 정원이 빼어나게 고급이거나 비싸진 않습니다. 대신 정성이 그 자리를 메꿨네요.
빵 종류가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네요. 뭘 먹어야 하는 지 한참 고민했습니다. 라면과 삼각김밥, 거기다 튀김까지 먹어서 배는 불렀지만 꼭 먹어야만 했어요. 속에서 나오는 새우냄새를 없애고 싶었거든요.
카페 설악산로의 시그니처 메뉴는 이거지 싶습니다. 연유바게트. 제 집 근처에 있는 홍대 쿄 베이커리와 비슷하게 생겼어요. 연유가 좀 더 듬뿍 발려있고 빵이 그냥 평범한 색이란 건 다르지만요. 쿄 베이커리는 검은 바게트를 사용하죠.
마늘바게트도 있어요. 근데 잘못하다가 새우와 마늘 냄새가 섞여서 환장의 콜라보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유바게트와 이것 중 뭘 먹을까 고민하다 결국 연유바게트를 집어들었습니다.
자리는 넓습니다. 별실도 네다섯 군데 있구요.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 자리가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연유 크림은 살짝 파낸 빵의 윗부분에 조금만 발려 있습니다. 워낙 달콤한 연유 특성상 이거보다 많으면 달아서 부담스러웠을거에요. 바게트 속에는 짠맛과 부드러움을 보충해주는 얇은 버터가 들어있습니다.
전반적인 감상을 요약하자면 ‘중년 감성을 극한으로 갈고닦은 카페’. 이런 나무 셀프 인테리어나 개인 목공방스러운 집기들. 2~30대 감성은 아닙니다. 주변 사람들을 보면 못해도 쉰은 되어야 이런 내공과 취향이 완성되더라구요.
카페 설악산로는 그런 중년 목공 및 캠핑 감성이 폭발한 공간입니다. 손님들도 대부분 그랬구요. 하지만 장인은 도구와 무기를 가리지 않는 법. 미니멀리즘이라던가 컨템포러리라던가 이런 유행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충분히 갈 만한 이유가 있는 카페였습니다.
설악산 주차장은 항상 그렇듯 꽉꽉 들어찼습니다. 단풍은 이미 다 떨어진지 오래인데도요.
남한 최고의 명산 중 하나인 설악산, 어느 한 지역이 홀로 품기에는 너무 거대합니다. 지리산을 함양, 산청, 하동, 구례, 남원 다섯 지역이 나눠 가진 것처럼 설악산도 속초, 양양, 인제, 고성 강원도의 네 지역에 걸쳐 앉아있습니다. 대청봉을 기준으로 인제군에 접한 서쪽을 내설악, 속초와 고성에 접한 동북쪽을 외설악이라 합니다. 양양과 이어진 남쪽은 남설악이구요.
그 중 전문적인 등산이 아닌 일반 탐방에 가장 적합한 곳이 속초의 외설악, 그리고 설악산 탐방지원센터입니다. 흔들바위, 울산바위, 비룡폭포 모두 속초에서 이어지는 설악산의 명소입니다.
설악산이 초행이라면 그림을 봐도 뭐가 뭔지 모를겁니다. 자신의 두 발로 목적지를 딛고 돌아온 다음에야 비로소 보이는 지도에요. 제가 갈 울산바위는 지원센터에서 오른 쪽에 있습니다.
권금성으로 이어지는 케이블카가 작게 보입니다. 단위면적으로 따지자면 전체 설악산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몰린 구역이 케이블카 꼭대기 권금성이지 싶습니다. 다리를 혹사시키지 않고 설악의 빼어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니, 참 달콤한 유혹이죠. 저도 빠질 뻔 했습니다만 속에서 올라오는 새우냄새가 말합니다. ‘내가 싫으면 운동을 해서 소화를 시켜.’ 카페 설악산로에서 단짠 연유바게트를 먹었지만 새우 비린내를 물리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저 멀리, 오늘의 목적지가 보입니다. 저길 올라간다고? 진짜로? 어떻게? 글쎄요. 이제 나오겠죠. 울산바위까지의 거리는 3.7km입니다.
울산바위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뉩니다. 등산이라기보단 산책에 가까운 초반부, 본격적인 오르막이 나오는 후반부. 그 둘의 경계는 흔들바위입니다.
많은 어린 부모들이 여기만 찍고 내려가곤 합니다. 경치는 설악산의 유명세 치고는 그저 그렇습니다. 그런데 어린이를 데리고 흔들바위 뒤로 보이는 울산바위까지 올라가기는 부담스럽다나요. 특히 아빠들의 얼굴에 아쉬움이 역력하게 드러납니다.
본격적인 계단의 시작. 워낙 많은 관광객이 찾는 코스니만큼 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습니다. 가려져있던 울산바위는 두 번째 코스를 시작하고 난 다음에야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암벽을 따라 올라가는 빨간색 금속 계단. 미끄러지지 말라고 고무판이 전부 깔려있지만 그래도 무서운 건 무서운거에요. 경사각이 못해도 45도는 되어 보입니다.
평소에 운동과 거리가 멀다면 중간중간 한참을 쉬어야 하겠죠. 여기까지 와서 포기하긴 아깝잖아요. 한 걸음 한 걸음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선계를 향해 올라갑니다.
마침내 올라온 울산바위. 외설악의 굽어치는 멋진 능선들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멀리 대청봉도요. 왼쪽 아래에는 아까 출발점이었던 탐방센터와 신흥사도 작게 보이네요.
여기서 흥을 좀 깨자면 울산바위의 높이는 약 780m.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의 절반도 채 되지 않습니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들은 멀리서 보니 별로 안높아보이지만 실제론 여기보다 훨씬 높은거에요.
바위 반대편으로 넘어가면 속초 시내가 펼쳐집니다. 왼쪽에 있는 커다란 리조트가 소노호텔&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델피노입니다. 롯데리조트와 더불어 속초 유이의 4성급 관광호텔이죠. 반얀트리 카시아가 생기면 둘 다 2인자가 되겠지만요. 그 외에도 한화리조트와 거기 딸린 워터파크도 보입니다.
속초 시가지, 그리고 청초호와 영랑호는 나무와 바위에 가려서 그렇게 잘 보이진 않아요. 망원경을 들고왔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사진에는 안나오게 찍었지만 정상에는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한국 사람이 반, 외국 사람이 반. 전문 등산러들은 별로 없어요. 그분들에게 울산바위는 영 성에 안차겠죠.
울산바위 옆으로 한때 속초의 메인 관문이었던 미시령도 보입니다. 이제는 서울양양고속도로에 그 자리를 양보했죠. 하지만 이런 고개를 넘어가는 길은 드라이버에게 묘한 도전정신을 불러 일으키는 듯 합니다. 산자락의 꼬불꼬불한 길이 미시령 옛길이고 아래 조금 더 곧은 길은 미시령 터널로 이어집니다.
외옹치
한 시 정도에 시작한 설악산 탐방은 네시 반에 끝났습니다. 저녁이 심심한 속초 시내로 일찍 돌아갈까 하다가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너무 이르잖아요? 돌아가는 7번 버스에서 즉흥적으로 내려 외옹치를 구경하러 갑니다.
오전에 들렀던 대포항과 라마다 호텔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첫 날 속초 해수욕장 끄트머리에 보였던 곳이 바로 여기에요.
언덕 위에 자리잡은 롯데리조트. 4성급이구요. 울산바위에서 내려다봤던 소노 델피노와 똑같은 4성이지만 훨씬 신식이에요. 바다로 툭 튀어나온 곶에 있기 때문에 무려 3면이 오션 뷰. 속초란 지역에 맞춰 호텔 룸과 콘도 룸을 동시에 운영합니다.
부대시설 역시 다양합니다. 인피니티 풀, 워터파크, 해안 산책로. 단점이라 하면 역시 가격이겠죠. 강릉의 씨마크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비수기에 2~30만원으로 싼 편은 아닙니다. 워터파크도 성수기엔 한 사람 5만원씩 하구요. 다른 소소한 단점을 찾자면 부대시설이 전부 롯데 계열이라는 거? 알잖아요. 엔젤리너스, 롯데리아, 세븐일레븐…..
늦은 11월이기에 인피니티풀은 썰렁합니다. 물이 없는 상태에서 보니 더 휑하네요. 모서리의 화강암이나 바닥의 마감이 조금 아쉬워 보입니다. 타일이 아니라 약간 거친 석재 그대로네요.
외옹치 바다향기로로 내려왔습니다. 롯데리조트를 빙글 감싸고 있는 해안 산책로에요. 꼭 입구로 가지 않아도 리조트에서 바로 연결됩니다. 역시 편리한 요소 중 하나.
60년 만에 열렸다는 외옹치 바다향기로. 아직까지 곳곳에는 철조망과 군인들이 오르내리던 계단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 사용하는 건 아니고 보존 및 전시 용도로요.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2구간으로 나뉩니다. 속초 해수욕장 방면부터 곶의 꼭대기까지 1구간, 다시 거기서부터 반대쪽 외옹치 항까지 2구간. 지금은 2구간이 폐쇄되어 있는데 언제 다시 재개장할진 나와있지 않네요. 코로나도 있겠다 아마 아주 시간을 넉넉하게 들여 고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명 인스타 사진 포인트는 실제로 가면 의외로 작고 소박합니다. 강릉 것을 따라 만든 거긴 한데….. 나무 계단 하나를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수지타산이 잘 맞는 장사입니다. 한 두개 드문드문 있을 땐 좋은 세일즈 포인트. 이제 이걸 너도나도 베껴서 바닷가마다 한개씩 만들어 놓으면 거기서부턴 뇌절이겠죠.
아바이 순대타운의 순대국밥
중앙시장에 딱 달라붙어있는 아바이 순대타운으로 왔습니다. 어제 갔었던 아바이 마을과 비슷하지만 여긴 국밥이 메인인 곳이에요. 좁고 짧은 골목에 순대국 가게가 열 군데 정도 모여있습니다. 전부 방송을 한번씩은 탄 모양인지 어디 채널에 무슨 방송, 무슨 연예인이 찾아왔다는 사인으로 가득합니다.
10,000원짜리 아바이 국밥. 청양고추는 새우젓과 함께 국밥에 넣는 용도입니다. 일반 쌈장이 아니라 집에서 담근 것 같은 찐한 갈색 된장이 인상적이네요. 국밥에는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이 기본적으로 올라가고 아바이 순대 몇 점과 돼지 부속들이 들어 있습니다.
보통 남도식 요리가 기름지고 짠 반면 북도식 유리는 싱겁고 담백하다고 하죠. 어디서든 대세인 하얗고 진한 국물이 아닌 맑은 빛깔의 순대국입니다. 특이했지만, 괜찮았어요. 순대를 제외한 돼지고기는 고기보단 비계가 많고 또 조각들이 작아서 만원은 조금 비싼게 아닌가 싶었는데 뭐 관광지니 패스하자구요.
다시 오늘 일정을 시작했던 곳으로. 이른 아침에 조용하던 갯배 나루터와 조명이 켜진 금강대교. 어두운 밤이라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양쪽 나루터는 밧줄로 연결되어 있어요. 사람이 손으로 직접 끌어서 배를 옮기는 방식입니다.
속초 여행의 실질적 마지막 날이 끝났습니다. 내일 오후 4시 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가니까요. 이렇게 한참 걷고 난 다음 건강 앱에서 걸음 수를 확인하니 무려 4만보. 일반적인 거리로 환산하면 30km 정도 되는 거리입니다. 그 중 8000보는 설악산이 차지할거에요. 고생한 스스로를 칭찬하며 숙소로 돌아갑니다.
3편, 학사평 김영애순두부와 중앙닭강정으로 이어집니다.
오늘의 루트
생선구이거리 ~ 9번버스 ~ 낙산사 ~ 9번버스 ~ 대포항 ~ 설악산해맞이공원 ~ 카페 설악산로 ~ 7번 버스 ~ 설악산 탐방지원센터 ~ 울산바위 ~ 7번버스 ~ 외옹치 롯데리조트와 바다향기로 ~ 속초해수욕장 ~ 1번버스 ~ 아바이 순대타운 ~ 갯배선착장